전주 천변의 버드나무를 몽땅 다 베어버렸답니다.
아침에 뉴스를 보고 경악했습니다.
전주를 떠나 산 지가 그곳에서 지냈던 시간을 배나 넘어버렸지만,
아직도 타지에서 살고 있는 듯, 기억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그리운 장소, 고향입니다.
전주고보를 나오신 아버지가, 해방후 천변의 벚나무들을 왜색이라 하여 베어 버렸을 때
나무가 무슨 잘못이냐고 통탄하셨다는데, 제 기억속의 천변은 버드나무가 늘어진 풍경입니다.
도시환경을 공부한 건축가셨던 돌아가신 오빠가 전국에서 가장 생태 복원이 잘 된 천이라고
전주천을 자랑스러워 하셨는데 아침에 올라온 사진에는 아름다운 정취가 사라 져 버렸습니다.
행정상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이 구차합니다.
고민 했더라면 그 나무들을 베어 내지 않고도 얼마든지 방법이 있었을 겁니다.
그토록이나 오래 된 생명을 잘라버리는데 어떠한 망설임도 없었을 것을 생각하니,
처참한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