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래된 방문을 엽니다.

torana3 2010. 3. 24. 17:48

 

 

고향집에 어머니의 법당이 있었습니다. 불상이나 소소한 기도용품들, 보살 인형, 향, 마른꽃, 플라스틱 조화...

쉰이 넘어서 불교에 심취하신것은 어머니의 긴세월을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을 겁니다.

지금은 어린아이가  다 되버린... 살아도 살아 있는게 아니다..라고

서글프게 말씀하신것도 이제 4-5년 전이네요.

어머니의 법당에 蓮如堂이라는 현판을 만들어 주신것은 아버지 였습니다.

어느날 아버지랑 금산사에 갔다가, 거기서 인두화를 그리던 청년에게 부탁해서 얇게 깍은 송판에

蓮如堂이라고 새겨넣었습니다...내 아버지 ...

가끔 깜짝 놀라게 감동시키는 이벤트를 즐기셨던 멋장이 신사...

어머니는... 행복해 하셨습니다.

蓮자는 어머니 함자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어머니는 그 방에서 정신이 온전하고 움직임이 자유로울 실 때까지 경을 읽고 향을 피우고 배를 올리시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맞아서 담소하시고,, 어린 자손들이 맘껏 휘저어놓는 놀이터로도 내놓으셨고...

 

내 방에 어머니의 이름을 빌렸습니다

나의 이 생에 가장 중한 사람, 제 영혼의 일부, 아니면 전부인 나의 어머니...

제 육신안에

어머니의 불꽃이 일렁이고, 바람이 스치고, 강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모으시다가 물려주신 인형들에, 저희 부부가 여행 갈 때마다 사 모으고

우리의 콜렉션 취미를 아는 이들이 선물을 주기도 해서  수가 늘었습니다.

해마다 부처님 오신날, 목욕을 시키고 이렇게 햇빛에 내어 놓습니다.

2010년 사월 초파일 목욕후 나란히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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