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진료실 단상

torana3 2023. 4. 25. 11:17

진료실에 있다보면 도대체 왜, 뭐가 문제란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그녀는 학교 졸업 하고 열심히 노력 해서 안정된 직장에 다니며 소녀다운 청순한 외모에 예의도 바릅니다.

소소한 가정내 갈등도 있지만, 책임을 다하고 과하지 않은 지지를 해주는 부모와 가족도 있습니다.

 타인은 대수롭지 않아 할 사안에 자책하느라 반복적으로 죽을 만큼 괴롭고,

그렇다고 엄밀히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주요 우울증으로 진단 범주에 들지 않습니다.

오늘도, 직장내의 부당함에 분개하다가 항의 말 조차 꺼내지 못했다고 자기자신을 미워하고

턱없이  선심을 쓰고 나서, 남들이 알면 과하다고 욕할까봐 전전 긍긍합니다.

 

분석적으로는 여러 현란한 용어로 그녀의 '문제' 를 규정 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심층 심리의 무의식적 역동으로 ,과도한 초자아, 허용되지 않는 욕망의 억압, 반동형성. ..

또는 장하준의 시간에서 다음의 문장을 인용해 볼수도 있습니다.

 

"경제학 이론은 서로 다른 특징을 인간성의 본질로 추정한다...그 시대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경제학 이론은 동시대인들이 무엇을 가장 중요한 ' 인간의본질로 생각하는지'

인간은 이기적 존재라 추정하는 신고전파 경제학이 지난 몇 십년 동안 세계를 주름 잡으면서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이 정상적으로 받아 들여 지게 되었다.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루저 라고 조롱 당하거나( 이기적인) 저의를  품고 있다고 의심 받는다. 행동주의나 제도주의 경제학 이론이 제일 주목 받는 세상이었다면 인간은 복합적인 동기를 지닌 존재이며 이기적 동기는 그중 하나일 뿐....."

 

그녀에게 분석적인 이론을 들이 미는 대신, 같이 그 상사를 흉보고 , 과한 선심이  후회 되더라도, 다음에는 다른 행동을 하게 되더라도, 마음이 그럴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잘하는 것인지는모르겠습니다만,

 무슨 말이든 해도 좋다는 정신치료의 기본 원칙. 하나는  제공 했다고 봅니다.

'Psychiatri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기로운 의사생활  (0) 2023.06.14
어떤 대화  (1) 2023.05.19
게르니카 처럼  (0) 2023.03.24
정신과의사의 소회  (0) 2023.03.21
일지230310 -공감하기  (0) 2023.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