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아침에 만난 사람들

torana3 2019. 9. 25. 09:10

1. 일단 공용 터미널 까지 갔다가, 거기서 한시간에 한번씩 오는 군내 마을 버스로 갈아 타야 합니다.

대개는 1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 터미널의 매점 카페에서 아침 커피를( 텀블러에) 주문 합니다.

말없이 항상 조용하신 카페주인은, 이제 알아보고, 갈아 타야할 버스 시간이 촉박 하면 잽싸게,

여유가 있으면 하트나 월계수 잎 문양까지 오래 천천히 만들어 주십니다.

가끔 교대 하는 안주인이 귀뜸 하시길, 정식으로 바리스타 자격을 딴 , 좋은 솜씨랍니다.

유명 브랜드 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 풍미가 좋은  커피를 즐기는 것으로  워밍업을 합니다.


2. 워낙 외진 곳으로 들어가는 버스라 매번 다른 기사 분들이었는데  최근에 그 시각에 같은 기사로 고정 배치 되었습니다.

버스 연결이 맞지 않아 간발의 차이로 놓치기도 하는데( 전화번호 따놓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부탁 해보고 싶은 주책을 누르는데)

요즈음은 출발 전에  터미널 안을 돌아 다니시며 , 혹 허겁지겁 달려오는 승객이 없나 찾아 봐 주기도 하셔서, 감동합니다.


3.

3-1 그 시간에는 시골 혼자 사는 노인들 돌보는  방문 요양보호사 아주머니들이 탑니다.

      수다들이 대단합니다... 노인들이 심심치 않으시겠구나... 혼자 그런 생각합니다.

3-2.시골 중학교 선생님, 같은 위치에서 타십니다.

한동안 안보이시길래 궁금 했는데, 아, 여름 방학이었습니다.

항상 버스에서 내리면 일단, 논이나, 밭 작물을 한 참 들여다 보다가, 코스모스모스 핀 언덕 길로 오르기 시작 하십니다.

3-3   맞으편 정류장 에 두 소녀가 나란히, 주저 안자 , 종점 들어갔다 나올 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마트 폰 들여다 보면서 재잘 거리는 것 빼면, 내 어린 시절의 동무들과 다름이 없습니다.




4. 버스 서너정거장 전에 내리면  구불구불한  농수로가 버스 길에 가장 가깝게 닿아있습니다.

 아주 멀리 원을 그리며  돌다가 병원앞으로 다시 구부러집니다.

눈부신 햇빛, 새, 소금기 머금은 바람과 거울 처럼 맑은 강의 수면..


4-1  논을 갈아 엎는 농부, 잠시 쟁기질 하는 소가 환상처럼 겹쳐보입니다.  

4-2 바닷물과 만나는 곳이라 낚시터로서 최상 인듯 합니다. 일찍부터, 낚씨꾼들이 드문드문  나와 있습니다.

옆에 짐들이 많습니다. 아마 종일, 밤낚시라도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 가 서서히 얻게 될 고요한 마음을 이입시켜봅니다.




5. 병원  식구들이 나와 앉아 아침 공기를 즐깁니다.

경계도 긴장 도 없습니다. 후회나 죄책감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그시간 거기에  있는 듯... 보입니다.

한 분이 반기면서 복순이가 새끼났어요! 합니다.

진도에서 올라온 암 수 두마리를 키우는데, 환우들이 애정이 대단합니다. 그새 미역국 닭 삶아 먹이고 창고안에 아늑한  자리를 만들어 주고

스트레스 받으니 너무 들락 거리지 말라고 경비도 서고 있습니다.



새끼의 항문을 햝아 주어 배변을 쉽게 나오게 해야 된답니다. 그리고 균이 묻지 않게 하는 효과도 있답니다.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힘이 드는지 헥헥거립니다. 이타적 유전자의 위력



6. 오다가 꺽어온 해당화가 봉오리가 예쁘게 말렸었는데 병에 꽂고 얼마 되지도 않아 활짝 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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