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原道氏

torana3 2019. 10. 17. 09:32

그의 한자 이름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그저 음에 붙여, 골라낸 글자입니다.

아침마다, 볕이 잘 들어 오는 현관 앞, 의자에, 웅크리고 앉아 있습니다(crouching pose)

-그러다가 나이 들면, 요통 생겨 고생해요, 허리좀 펴세요, 참견하면 눈도 안 마주치고 무심히,,

- 습관이 되어서 어쩔 수 없어요...


퇴근 하려는데, 내리막길, 입구 까지 따라 내려 옵니다.

버스를 기다리며 서있는데 또 그자세로 옆에 쭈그리고 앉습니다.

사투리 억양에 애잔함이 묻어 납니다.

- 고향이 어디에요,

- 의성이에요.

몇 년전, 농촌 학교 입교 했을때, 사과 산지로 으뜸이라고 배운 적이 있습니다.

미사주를 빚는 포도도 그곳 産 이라고 들은 적이 있고, 아는 사람 소개로 계절마다 자두도 주문해 먹습니다.

- 아 사과 많이 나는데?

표정이 밝아 집니다.

-저기 산으로 치면 중 턱 쯤에( 눈앞에 산을 올려다 보며) , 사과 나무가 있는데, 밤중에 사과 몰래 따러 다녔어요,

- 부모님은 아직 거기 계세요? ( 제가 주치의가 아니라 병력을 잘 모릅니다)

- 엄마는 두살 때 아버지는 네살때 돌아 가셨어요, .( 감정을 느낄 수없는  대수롭지 않은 말투입니다)

부모가 어려서부터 안계시니 아는 친척들도 없어요,..


버스가  와서 가볍게 인사 하고 올라 탑니다.

차창밖으로 그의 어린시절 고향 산과 닮았을 그 산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봅니다.

그것이 세상이 다였을 듯, 슬픔도 행복도 다른 누구와  비교 할 수 없었던 그의 어린 시절, 아마 새까맣게 그을리고 흙발인 채로

누군가 맡아 주었을 그의 양육자의 구박 조차도, 당연한 그의 삶이었을...


다음날, 그를 잘 아는 오래된 동료로 부터  , 다른 이야기들도 듣습니다.

처음 입원 했을 때 웅크리고 꼼짝도 안하고 있어, 밥을 먹이려면 턱을 받치고 있어야 했다고,

수시로 자해 하려 해서 한시도 그냥 둘 수가 없었다고..회복 된 것이 신기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태아처럼 웅크리는 자세는 여전하다고  덧붙입니다.


왜 그리 슬픔이 많이 보이는 지 모르겠습니다.

해 줄 수 있는 일도 많지 않은데,,







목수 할아버지가 선물한 돼지에 아루숲 굿즈 스티카를 붙이고 제 옆에 두고 수시로 낙서 하고 있습니다.

이 할아 버지도 많이 위중 하셔서 전문 병원으로 전원 해서 치료 중입니다. 내가 장식 해서 보여 드리겠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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