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옮기는 일은, 다른환경으로 이사를 하는 것 만큼이나 큰 생활사의 변화입니다.
하루 대부분을 직장에서 생활하기 때문입니다.
전에 다니던 시내의 복층건물에 있는 병원을 사직 했습니다.
그리고 옮겨온 이 병원은 ,농촌의 들판 한가운데, 언덕배기의 양지 바른, 훈풍이 불어오는
아담한 2층 건물입니다.
몇 년전 심신이 너무 지쳐, 정신과 의사로서의 직업적 수행이 불가능 하다고, 느껴져 그만 두면서
다시 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두 주간의 변화의 느낌.
1. 냄새가 납니다.
영화 기생충에서 현대인들이 자신들의 우아하고 세련된 방어를 무너뜨리게 되는 그 아슬아슬한 한계치를 넘는 것은
냄새 입니다. 그런데 도시는 어떻게 그 많은 냄새를 없애 버렸을까 신기할 노릇입니다.
생명의 냄새들 , 썩고 환원하는 냄새들이 도대체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2. 기다립니다.
도시에서는 버스가 10분 후 도착한다는 알림만 봐도, 조급하게 택시를 잡아 타버렸습니다.
20분을 기다리는 것은 보통입니다. 40분 후에 온다 해도 배차간격이 그러니 할 수 없습니다.
새벽 부터 나온 할머니들이 풀어놓은 보따리를 구경하거나 ,버스 정류장 너머의 한여름 푸른 들판에 눈을 던져 놓고 있으면 됩니다.
3. 정신병원에 도대체 왜 법이 존재 합니까,
너무나 많은 사회의 법이 때로는 가혹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병원은 인간을 법의 잣대로 예단 하는 곳이 아니라, 생긴대로 살 수 있도록 허용하는 치유의 공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의 제2의 정신과 의사로서의 삶을 , 그런 느낌들을 가지고 다시 시작해 볼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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