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인싸와 아싸 ( Insider vs Outsider)

torana3 2019. 4. 10. 08:15

 여학교 시절의 소위 절친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구구절절 마음고생이나 하소연으로 오랜만의  안부와 반가운 마음은 밀려버립니다.

서로 죽이 맞아 어울렸던 것은 공통의 성향 때문인 듯 합니다.

 좋은 일, 잘하는 일은 가슴에 묻어 숨기고,  책임감,지나친  조심스러움, 양보, 내향성

그런 표면 적인 모습으로 살아가는 인간형입니다.

필요할 때마다 적절히 성격의 개조 없이 살아 오다보니, 중년의 나이에는 성실함이나 인내로 어쩔 수 없는

무거운 짐들이 쌓여 버리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그러한 미덕은 현대사회에서 값도 별로 쳐주지 않는 골동품같이 되어 버린 듯 합니다.

있어 보인다 라는 말이 채 그 의미가 어리벙벙 하여 익숙해지지 도 않았는데, (보여지는 것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 편이라)

요즈음 아이들이 금과 옥조 처럼 여기는 신성한 언어가 인싸 랍니다.

한동안 인스타그램의 약자 정도 되겠거니 귓등으로 들었는데, 아웃사이더의 반대어인 인사이더의 약자 랍니다.

아싸가 되지 않고 인싸에 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 하고 있는 가 봅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충격이었습니다.

자신의 열등함으로- 그것도 타고난 거라 의지로 어쩌지도 못하는- 도태되거나 잡아 먹힐 지도 모르는 정글의 초식동물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저는 그 크라이테리아를 적용한다면, 스펙트럼에서  아싸의 극단 가까이에 속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당수의 아웃 사이더임을 스스로도 인정하는 peer group으로 인해 외롭지 않으며,

마음것 혼자 있기를 즐기고, 공상에 빠졌으며, 그러다 튀어 나오는 마음의 소리를, 놀리지 않고 진지하게 받아주는  분위기 에서

무사히 훼손 되지 않는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조금, 참견을 당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오해를 받아 , 서울로 유학 와서는 하숙집 내 골방에 틀어 박혀있던 적도,... 지금생각해보니. 있었습니다만,

그러나, 나를, 그렇게, 불분명하고 단순한 이분 법적으로, 아싸이거나, 인싸가 아님을 두려워하고 초조하지는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모든 조금씩은 비슷한 내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향적으로 보이지만, 밝음의 이면에  깊이있는 어울림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내향적인 사람도 말없이 조용히라도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말하자면, 전인격을 가지고서가 아니라, 행동의 어떤면으로 보편적이거나, 아니거나.. 편의상 구분 할 수는 있습니다.


속하느냐, 속하지 않느냐 라는 선을 긋는것은, 인간의 뇌에 원시적인 기억에 까지 입력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아싸라든가, 인싸라든가 라는 용어에 자신을 맞추려고 애를 쓴다면 자아 동질감을 잃어 버리고 불안 하며 우울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저 자신과 노는 것을 상당히 좋아 합니다. 심심할 일이 별로 없습니다.




'Psychiatri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로운 시작 X - 냄새  (0) 2019.07.17
학회 참가 소감   (0) 2019.04.15
뇌는 변한다  (0) 2019.03.26
거울 2- 나르시스  (0) 2019.03.22
프로이드, 융 그리고 폴락  (0) 2019.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