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학회에 참석했습니다.
근래 수년간, 첨단 과학에 부응 하려는 신경과학 Neurosience 의 주제가 대세 였는데,
올해는 어쩐지 복고적인, 정신이란 무엇인가의 성찰을 하고져 하는 내용의 심포지움이 많이 눈에 띱니다.
정신과 의사는 대부분, 주제를 선정할 때 자신을 돌아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지난 연말의 사건, 정신과 의사의 희생에 대한 영향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이 크다 해서 가해자에 대한 이해와 연민을 포기 하지 않습니다.
도대체 인간에게서 정신의 활동이란 어떤 것이며,
모든 것 들이 기계와 전산으로 환산 되기 전에, 우리가 놓친것은, 또는 놓쳐서는 안되는
근본적인 생명현상은 무엇인가를 돌아 보려는 암암리의 시도들이,
아마 제 주관적인 생각일 수도 있으나, 그렇게 느꼈습니다.
인간을 대함에 있어서 편견과 착오 오만을 세심하게 경계하며 겸손한 정신과 의사들의 태도에 대해
새삼 자부심과 함께 열렬한 연구자, 활동가인 동료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학회장을 나오니, 오랜만에만나는 대낮의 도시는 소음과 먼지와 더운 열기가 엉켜서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어지럽습니다.
내 기어이 언젠가는 이 곳을 떠나 버리고야 말리라고 다짐 하면서, 숲 화실에 잠시 들려 마음을 진정시키느라 그린 그림입니다.
긴 띠지에 오일파스텔로 후딱, 무심히 나온 이미지입니다.
꿈에 대한 한 발표에서 연자는 말미에 도덕경의 구절을, PPT 화면에 띄웁니다. 그 연상인 듯 합니다.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천지는 인자하지 않으니, 마치 사람들이 짚푸라기로 엮은 개를 대하듯이, 만물에 대해서는 무관심하오
인간이나, 그를 이루는 정신이나 꿈이나 모두 자연입니다. 풀이나, 개나 멧돼지나 매 한가지입니다.
인터넷에서 노자의 다음 말을 찾아 보았습니다.
성인은 인자하지 않으니,/마치 짚푸라기로 엮은 개를 대하듯이,/사람들에 대하여 무심하오.
이 천지간 자연의 움직임은/마치 풀무가 작동하는 모습과 비슷한 것 같소.
텅빔은 전혀 변함이 없는데,/움직일수록 텅빔으로부터 더욱 더 멀어지는 것이오 .
말을 많이 하면 텅빈 空(참나)을 자주 잃어버리게 되니,/空의 침묵 안에서 그대로 지키고 있음 만 못하오이다. 도덕경 5장: 천지불인 성인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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