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란 무엇인가

이성理性과 벌레

torana3 2019. 2. 7. 08:32

" 요즘 아이들은 빛이 나오는 글 외에는 읽으려 하지 않는다."

숲 의  류선생님이 하신 말입니다.

모니터나,액정 화면만 들여다 보며 종이 책을  안읽는 다는 뜻입니다.

실은 저도 그렇습니다.

나이들어 , 시력이 안좋아 그렇다는 핑계를 대고 있었지만, 신문이나 책을 거의 읽지 않은지 꽤 된 것 같습니다.


몇년전만해도, 긴 출근길에 전철안에서, 신문 서너부, (지하철 안에서 신문팔이도 있었고 , 그후 무료로 배포되는 타블로이드 판 신문)

읽기 까다로운 난해한 두터운 책을 들고 다니면서 읽었고, 글자를 익힌 후 부터는 베드사이드 책을 거른적이 없었습니다만,

자료를 찾을 때나 주의를 끄는 아이템은  구글이나, 다른 포털, SNS 의 실시간 포스팅, 무한정 쏟아지는 드라마나 영화 를 보느라고

발광체 택스트에 매달려 있습니다.


연휴중에 종이 책 읽기를 시도 해 보았습니다. 확실히 적응의 문제도 있었던 듯 합니다.

집중이 안되던 것이 조금씩, 페이지 수가 늘어나서, 마지막 날에는 단편소설 하나를 완독합니다.


과정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종영 되면서, 예견했지만

작가는 지나치게 극단적인 ( 자살이나, 살해, 최상류층의 배경, 및 탐욕)방식을 취했기 때문에 리얼한 마무리가 어려웠을 듯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로 나타나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분노에 가까운 허탈감들입니다.

문득,  용서할 기회를 전지전능한 하나님에게 뺏기고, 누구 마음대로 용서를 하느냐고 절규하는  영화 밀양의 여주인공의 반응과 유사 합니다.

사람들은 권선징악을 원합니다. 꼭 쾌감이나 복수심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악한 행동에 대한 처참한 결과에 대해서는 연민과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그러면서 극중의 배역에게 투사 된 나를 포함한 인간성에 대한  대한 용서를 베풀고, 안도합니다. 그것을 작가가, ( 자기 마음대로), 극중 인물들이 셀프 용서( 요샛말로) 를 하고, 평화를 얻는 것으로 설정해 버렸습니다.

밀양이나 원작인 벌레 이야기 에서 처럼분노와 절망으로 미쳐버리는  인간의 한계를 제시하는

고도의 문학성은 아닐 지라도 시학의 기본도 안지킨 무례한 결말입니다.


아무튼, 그런 연고로, 영화 밀양을 다시보고, 미흡하여 이청준의 벌레이야기를 찾으러, 별마당 도서관에 갔다가,

책이 없어서, 무심코,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뽑아서, 이성은 경험을 배제한다 라는  명제를 다시 상기 하면서

인간이 종교적이며 철학적인 절대 진리에는 결코 경험으로는 도달 할 수 없으며,

 단지  그러한 세계를 동경하며 상상하고 기쁨을 느끼는 것으로 정리하고, 살아 숨쉬는 현재의 나에 대한 존재의 의미를 부여 하고,

그리고 서점에서 벌레이야기를 사고, 나는 벌레일 뿐인가, 벌레이면 어떤가, 천신만고로 알에서 깨어나 고통에 꿈틀하고 순간에 소멸되는

벌레와 다름 아닌 나,..


그런 고로 책읽기가 시작 되었다 해도, 잠시, 담담한 마음이 되었다해도,

그 인간의 정신 세계에 펼쳐지는 총천연색의 화려한 세상에 다시 현혹 되지 않을  자신은 없으며,

내 숨쉬는 현재를 놓쳐 버리고 부유 할  ...작심삼일은  여전 할 것입니다.  




 


소프트 파스텔 화입니다. 단순화된 만화적 표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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