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artsoop)이야기

숲에서 허물을 벗다

torana3 2017. 7. 6. 08:39

숲 화실에서 저는 독보적인 연장자입니다.

10년 동안 제 자리를 찬탈 한 이가 아무도 없습니다.

(실은 요즈음은 어디가도 나이든 축에 듭니다.)


우리 애들 보다도 어린.. 조금 있으면 손주 뻘 아이들도 올지 모르겠습니다....

숲의 아이들이 반갑게 인사 하거나 몇 칠 걸르면, SNS로 하이 하고 안부를 묻기도 합니다.

저는 항상 좀 쑥스럽습니다.


저는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하기 좋아하지만 친근함을 표현 하는데 서툽니다.

그래도 유대가 가능 한 것은 그림을 매개로한 공감 때문인듯 합니다.

아이들의 그림에 감탄합니다. 테스트를 패스하려는 목표가 아닌, 자발적 표현이 경이롭기만 합니다.


그런데  숲의 자연 그대로의 날 것의 그림들이 보편적인 시각으로는 수용하기가 어려운 가봅니다.

화실에 널려진 작품들을 보고 지레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운영상, 그런 의견 들을 받아 들여, 밝게,  시내의 다른 입시나 취미 화실 처럼 쇄신, 정화 운동을 벌이기도 합니다만,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서 다시 숲은 은밀하고 어두운 환상의 소굴로 돌아가고 맙니다.


그로테스크한 그림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정신의 토양을 죽여버립니다.

필요한것, 소득이 있는 것, 정돈된, 보편적인 미 를 키워 내기 위해 거무튀튀한 , 썩은 거름 속에 자라는 미생물을 죽이는 것과 같습니다.


마을 어귀에 성황당을 차리고,  무시무시한 사천왕상이나, 지옥도, 칠성각을 절에 두어

어두운 정신을 받아들이고 달래는 옛사람들의 지혜를 무시하는 사회가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일글어진 모습의 나를 진정으로 사랑 하지 못한다면, 타인에게도 너그럽지 못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합니다..


숲에서도 보통의 사회와 마찬가지로, 질서를 파괴하는 충동과 공격적인 태도는 받아 들이지를 않습니다.

아이들은 (저도) 마음 한켠의 어두운 정서를 극복하고 명랑하게 서로 사랑하고 잘 지냅니다. 

언젠가는 외롭고 닫혀진 고치를 탈피하여 훨훨 날아 오를겁니다.



                                     상형문자입니다. 숲 주인이라면 멋진 글씨체로  주석을 달 수 있었겠지만, 악필인 저는 구상만 하다가 포기 합니다.



 

JW



HEHN





SW 누에고치

 불안 정신적 무질서 HJ

그리고 BY...엄청난 끼와 열정을 지닌 그녀가 독일로 떠난 후 허물처럼 떨구어 놓고 간 작업 앞치마



베를린의 류승환 선생님께서 그곳 갤러리에서 발견하신 학생작품. 제 에디톨로지 작업과 유사 하다고 사진 찍어 보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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