首丘初心수구초심은 그 옛날이 그리워 고향으로 향하는 구체적 행동이기 보다는,
가장 오래된 기억이 또렷하게 현재에 드러나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마치, 인터스텔라에서 crew가 블랙홀을 통한 시간 이동을,
일직선상의 두 끝 점을 종이를 구부려 펜으로 뚫어 맞닿게 하는 이치를 설명하는 것처럼.
저장된 기억이 모두 사라지고, 그 너머 어린시절에 각인된 그 장소로 직통하게 되는 것이지요.
건넌방. 장지문은 활짝 열려있습니다. 볕이 밝습니다.
담벼락 안쪽으로 아주 까리 나무가 있고, 꽃받침이 말라 뾰족하고 , 딱딱한 열매가 드러납니다.
그 담 너머로 '아주까리, 동백기름 사시요~' 방물장수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방안에는 외할머니가 조그만 손거울을 앞에 놓고 참빗으로 꼼꼼히 머리를 빗어 기름을 바르고, 은비녀로 쪽을 집니다.
빗에 묻은 머리카락을 잘 모아 뭉쳐놓고 도구 들이 담긴 바구니를 장농밑으로 밀어 놓으면 머리 빗는 의식이 끝이 납니다.
다른 장면. 어머니는 대야에 물을 받아 놓고 참빗으로 머리를 훑어 이와 서캐를 잡아 물에 떨어 뜨립니다.
어쩌다가 밖으로 떨어지는 놈은 손가락으로 눌러 터뜨립니다.
그 시절의 기억으로 관광지에서 참빗을 사보지만
기능은 무시되고 모양만 비슷한 장난감 같아 쓰지도 못하고 여기저기 굴러 다니다가 없어져 버립니다.
장롱의 서랍, 알, 바퀴,태엽, 구부러진 길 , 마른 장미 ,물의 흐름, 빛바랜 사진 그리고 참빗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암시하는 물건 들입니다.
때로는 사이드 작업들이 더 훌륭할 수있습니다. 잡지의 낱장에 짜놓은 아크릴 물감이 남아 데칼코마니 합니다.
실감나게 해보려고 사이즈를 크게 잡습니다. 류선생님이 증강현실이네... 하셨습니다..
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 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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