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야기

세잔의 정물

torana3 2010. 8. 30. 11:01

 

어린시절 가장 먼저 알게 된 서양화가가 세잔(Paul Cezanne)입니다. 그가 고향의 산  생트-빅투아르를 반복해서 그렸다는 말을 듣고

마루에 앉아  기린봉을 그리면서 흉내를 내보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왜 그런 과정이 필요 한지는 모르는 채.

 

 "본다는 것은 외부의 사물을 수동적으로 받아 들이는 일이 아니다. 인상파 작가들이 말하는 빛의 모임 도 아니며 빛은 단지 보는 과정의 시작일 뿐이다. 세잔은 눈으로 충분치 않다, 생각할 필요도 있다 우리의 인상은 해석을 요한다 즉 본다 는 보이는 것을 창조 하는 과정이다 세잔은  세상의 형태들이 무형의 혼잡으로 빠져 들어 갈 때까지 오래오래 바라 보았다 . 눈에 비치는 것을 해체함 으로써  시각의 첫단계로 돌아가려 했다.. 사람의 마음이 현실을 창조해내는 그 특이한 과정을 인식하기를 원했다.

 

시각에 대한  신경 과학적 실험. 뇌의 시야는 시공간 적으로 깔끔하게 정돈된 빛의 점들로 이루어 져 있지 않다.

빛의 점이 아니라 선들의 각도, 밝음 보다는 대조, 둥근 것 보다는 모난것에 뉴우런들이 활성화 된다.

즉 시각의 원료는 완전히 추상이며 정신이 재구성하여, 본다는 과정이 완성된다.

 세잔의 그림처럼  겹겹이 포개진 암시적 모서리들만 제시되며 각들이 교차하고 붓자국은 불협화 하며 표면은 번져있고

 세계는 형태가 없으며 색채의 벽돌로 이어붙인 콜라쥬에 불과하다.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은 추상이며, 감각지각에 앞선 환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세잔은  추상이 바로 Reality 임을 알았고 피카소와 블라크등 입체파 화가들에 계승되어 , 모던 아트, 현대 추상 미술의 효시가 되었다."

          

                                                                                  '프루스트는 신경과학자 였다'-조나 레러 -중' 폴 세잔 세상을 보는법' 참고함

 

 그림을 그리는 일의 무거움이 느껴집니다. 세잔의 정물을 수채화로 모사해보았습니다. 그림의 중앙선을 경계로 양쪽의 시각의 방향이 다릅니다. 그는 실내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정물을 완성시켰습니다. 타인에게 보여지는 것과 무관하게 자신의 보는 과정과 마음만을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사진처럼- 똑같이 대상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자신의 감각과 마음으로 세상을 봅니다. 시각뿐 아니라 모든 현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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