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선생님들이 초대 해주셔서 미술관 나들이 다녀왔습니다.
오후 늦은 시간 집을 나서자 찬비가 후두둑 떨어집니다. 우산을 가지러 다시 들어 갔다 오기가 번거럽습니다.
차가운 느낌이 오히려 좋습니다.
공원에 수북히 쌓인 낙엽이 늦가을 찬바람에 이리저리 휩쓸립니다.
마음이 쓸쓸하며 조급해지고 어디든 밝고 따뜻한 곳으로 피해 들어 가고 싶은 광경입니다.
언젠가, 어디선가 보았던 그 시공간의 느낌, 또 나는 나를 이탈 합니다.
전시의 영어 제목이 Mindful, Mindless 입니다.
팜플렛의 설명으로는 기교와 욕심을 내려 놓는 , 스스로의 가장 순수한 내면 혹은 지향점을 발견한다.라는데,
동양적인 무심을 그리 표현하는데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집중적이고 지적인 충만한 깨어있는 각성상태와 부주의하며 아무 생각이 없는 바보같고 위트라고는 없는 ...
엄밀히는 반의어라고 하기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작가들이 추구하며 끌리는 목표가 내면의 평화Inner Peace는 아닌 것 같습니다.
거센 폭풍우에 맞서 험란한 항해를 마친 탐험가들이 또 다시 짐을 꾸려 미지의 세계로 출항 하듯,
그들은 끝없이 보통의 삶이 아닌, 이면, 다른 곳을 바라보고 드러내며 표현합니다.
200여점이나 되는 작품을 보기에 발바닥이 아픕니다.
인솔하는 선생님을 쫒는 아이처럼, 김샘이 찍어주고 설명하는 것만 따라 다니며 봅니다.
류샘작품
류승환 선생님의 작업은 발견하고 줍고 사색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선행됩니다.
그의 내면이 집대성되고 자연스럽게 드러나며 타인앞에 조심스럽게 내놓습니다. 거기에는 그가 만들어 내지 않은 다른 요소,
빛, 물, 그림자,때로는 소리와 연기(내) , 바람風, 求道 같은 것도 들어섭니다. 아주 긴 서사가 됩니다.
소마개관 후 맨 처음 초대 작가셨다는 류승환선생님이 리셉션에서 스피치 하고 건배를 제안 합니다.
그의 건배사입니다.
'드로잉을 위하여'
대상을 느끼고 묘사하고 정밀하게 다시 손질하는 페인팅이나,작업을 위한 도구와 장소 시간들이 개입 되어야 하는 설치와
퍼포먼스 보다도, 더욱 내면에 침잠하며 순응하고 마음의 흐름을 따라가는 드로잉을 그는 우선으로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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