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70- 시간을 멈추기

torana3 2014. 9. 24. 13:12

1. 어제는 날이 화창하여 대부분의 병동식구들이 산책을 나갔는데, A씨가 데크에 앉아 있습니다.

가까이 가서 옆에 앉아  말을 붙입니다.

왜 안나갔어요?

-아파요, 머리를 짚어 봅니다. 몇 달전에 신장에 염증이 생겨 고열로 고생한적이 있어 긴장이 됩니다.

몸이 아니라, ..근심이 되어서 그래요, 어제 어머니가 죽어서 무덤에 들어가는 꿈을 꾸었어요..

내 노후가 걱정이 되요,, 이제 정신을 차린 것 같아요, 너무 늦었어요.

A씨가 이렇게 현실적인 말을 한 것은 드믄 일입니다. 거의 자폐적으로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병실의 활동에 무관심하며 거절 합니다. 간혹 환청이 들린다고 불안해 하며 도움을 청하는 것 외에는.

오래 어머니와 살다가, 아무것도 안하는 극도의 게으름에 지쳐서 입원을 시켰습니다.

장성하여 각각 가정을 이룬 형제들이, 재활 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 해 보았으나, 완강하게 아무것도 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그 어머니가, 연로하여, 노인 시설에 들어 가려 한답니다.

 

젊어서 게으름 부렸다고 그녀를 탓 할 수는 없습니다.

십대 후반 이후로, 극도의 불안과 망상 환청으로, 그녀는 현재를 살기에 급급 했습니다.

미래를 준비할 만한 여력도 없었습니다.

그런 그녀의 미래가, 어머니는 너무도 빤히 예상되지만, 그러나 그 누구 보다도 그녀의 무력감을 깊이 슬퍼하며,

있는 힘을 다하여, 딸을 보살폈을겁니다.

그녀의 이런 불현듯한 걱정이, 분발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 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냥 그녀의 익숙한 생활로 다시 숨어 들어가 버릴 공산이 큽니다.

 

섣부른 위로도 , 격려도 곤란합니다.어깨를 다독이고, 다음 번에 바람 쏘이러 나가자 하며 일어서려는데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다급하게 받으면서, 어머니의 건강을 챙깁니다. 사정 모르던 다른 동료 직원이, 그러는 모습은 처음이라고  좀 놀랍니다.

전화 바꾸어서, 긴긴 어머니의 하소연을 들어 드립니다.  ,,

 

2. 마음이 심란하여 꾼 제꿈입니다.

몇 몇 제 환자분들이 꿈에 보입니다. 그들의 방이 마치 서랍이나, 붙받이 장처럼 좁습니다. 누가 거기

넣었는지 모릅니다. 저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다른 방이 있어 그리로 옮겨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한 방은, 책이 가득찬, 어지러운 응접실 같고 다른 방은 마치, 골프장의 내리막 페어웨이 처럼 한없이 길어집니다.

둘다 일반적인 안온한 침실은 아닙니다.

환자들은 한명은 옮기겠다 하고, 다른 분들은 그냥 그자리에 있겠답니다.

저는 결정을 못합니다.

 

3. 조현증은, 그렇게 취급 되어서도 그렇고, 뇌의 병변으로 인해, 무력감, 무감동이 심각해지는 코스로 진행이 됩니다.

일반적인 사회 적응을 시키기 일이 대부분 성공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들 치료자의 무력감이기도 합니다.

개인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어, 사회 전체적인 시스템이야.

경제 논리로 그 시스템이 인본주의적인 방향으로 발전 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잘 알지만,

우리의 젊은 동료들은 마치 계란으로 바위치는 그 일을,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기대어 저는 희망을 가져볼 도리 밖에 없습니다.  

 

 

화실의 O군이 미국에서 중학교를 다닐 때 자원봉사를 했던 정신병동 환자의 그림이랍니다.

 

                                                                                 어제 쉬면서 음악들으면서 그린 낙서, 제그림입니다.

 눈은 조현증 환자의 그림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편집 망상의 내용이, 누군가로부터 감시당하고 조정 당한 다는 것들과 상통 할 수도 있고,

아무래도 존재를 분명히하는 데, 시각의 역활이 크기 때문 일 수도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인도에서의 마지막 날, 밤을 새워 명상실에서 기도를 합니다.

고요한 침묵의 속으로 깊이 내려갑니다.

어린시절부터 공포의 근원이었던, 재빠르게 흘러가 버리는 시간을 멈추는 느낌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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