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에서 방어기제 (Defence Mechanism)은 중요한 개념입니다.
분석 치료는 이 방어기제를 분석하여, 되먹임, 깨달음 을 얻도록 하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방어기제는 자아가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려고 - 정서적인것, 대상의 상실, 초자아로부터의 승인 받지 못함, 유기됨, 갖가지 불유쾌한 경험-
분투하다가 얻게 되는 중요한 무기- 또는 갑옷-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타고난 기질( Temperament) 와 자라온 환경 및 훈육, 사회적 교육에 의해 얻어진 방어기제가 융합 되어
그사람의 성격(Personality Characteristics) 형성이 됩니다.
말하자면, 사람은 솔직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경직된 사회에서는 자신을 드러 내는 것이, 손해를 보게 될 수 있습니다.
자기를 보호하려는 이기심 뿐아니라, 타인에 대한 배려 때문에도 의식적으로 자신의 속내를 참고 억압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ego syntonic한 경우와 다르게 (스스로 알면서 억압supression하는)
무의식적으로 그럴지도 모른다는 예기 불안 으로, 억압하게repression 되는 경우의 방어기제는 신경증의 유발 요인이 됩니다.
사회생활을 잘 적응하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마음의 고통이 점점 더 심해 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얼마전 남편이 , 솔직한 이야기' 를 쓴 글을 찾기가 어렵다고 한 말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의 블로깅 또한, 소수나마, 보게 되는 사람들을 의식 하여 말을 고치고 바꾸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고 보니, 지나친 미화, 그저 남의 말을 흉내내는, 본심이 아닌, 거짓이나 가장, 속임수를 더 잘 알아 차리게 되어,
순수한 마음, 이야기들이 그리운 것 같습니다.
최근에 본 두 이야기
1. 박제동 화백이 자신의 아버지가 쓴 일기를 모아 낸 책, " 아버지의 일기" 입니다.
젊어서, 치명적인 병을 얻었으며, 어려운 시절에 가장으로 살아 가야 하는 막막함을 누구에게 보여 주기가 아니라,
자신을 성찰하고 의지 하기 위해 독백처럼 나레이션 한 이야기들.
때로는 춥고 황량하게, 따뜻한 봄바람, 꽃, 냇물, 이 펼쳐진' 마음의 들판'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2. 김운경 작가의 드라마 ' 유나의 거리"
틈틈이 몰아 보고 있습니다.
작가의 전작 서울의 달과 도둑의 딸- 저는 참 재미있었는데, 시청률이 높지 않아 인지 조기 종영되었습니다- 을 믹스한 것 같습니다.
두 드라마 보다 시대 상황이 나아져서 인지, 대사에 해학적, 풍자 가 더 자유스럽습니다.
드라마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너무나, 솔직합니다. 거리낄게 없습니다. 욕심이나 천박함도 드러내고, 그에대한 질책과 비난도, 솔직합니다.
심지어는 다른 세계의 사람으로 설정된, 변호사나, 상류층의 사람들까지도, 유치한 욕망과 편견을 다 드러냅니다.
예를 들면 소매치기인 유나가 세들어 사는 주인 아들의 옷을 빨래줄에서 걷어다가 고아원의 소년에게 선물 합니다.
단지, 사러가기가 귀찮아서( 그보다는 직업의 특성상, 남의 물건을 가져가는데 대한 죄책감의 결여 라고도 보여지는).
이에 주인집 여자는 유나의 옷을 가져가 버리고 그 딸은 좀 꺼림칙하지만, 자신들의 논리에 따라 당연히 그 옷을 받아 입습니다.
현실에서 일어 날 수있는 예상되는 일이란, 서로 온갖 비난을 하면서 싸우거나, 아니면, 숨기고 경계하게 될 것이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조금 주저하다가 다 자기 속마음을 말해버리고 , 서로 필요 없는 옷들을 사이좋게 주고 받는 모습으로 전개 됩니다.
자기 방어적인 , 어느 구석에 숨어서 상처를 감추고 , 복수를 꾀하거나, 성인군자와 같은 태도로 위장 합이 없이
세상만사가 그게 뭐 어떠냐는 듯 대수 롭지 않게, 넘어가는-- 그들의 인생은 희극입니다.
드라마의 설정이기는 하지만,
사실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드러낸 다고 해서 세상이 뒤집어 지지 않을 수 도 있습니다.
자나깨나 벗지 못하는 갑옷이 실은 더 삶을 좀 먹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주말에 바다를 보았습니다. 밤에는 바다 빛이 정말 검은 것 알았습니다. 한없이 너른 수평선을 보고도 마음이 완전히 열리지 않습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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