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74-감정노동자

torana3 2014. 11. 11. 10:58

 

                                                             출근길에 따 모은 단풍잎을 제 책상 투명 아크릴 판 밑에 깔아 장식합니다. 숲의 방식입니다.

 

한참 전의 일입니다만, 백화점에서, 불편함에 대해 시정을 요구 하려고 고객 상담실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제 뜻을 전했을 때, 안내 데스크의 직원은, 마치, 앵무새 처럼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여러번 고개를 숙입니다만,

실은, 제 말에 대해 진지하게 듣지를 않습니다.

저는 진상고객처럼 화가 나기 시작 했고 어린 직원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표정이 굳습니다.

 

 어쩔 수 없는 시스템의 문제이며, 절대 손님을 화나게 해서는 전후사정  상관없이

징계를 받을 수도 있으므로,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해 할 수 있지만, 좀 씁쓸했습니다.

사람을 대할 때의 의견을 주고 받으며, 혹, 상대가 잘 모르고 하는 말이라면, 진지하게 해명 할 수 도 있을 텐데

그런 자유로운 의사소통은 차단하는 것이 원칙인 모양입니다.

호텔의 고급 양식 레스토랑에 한복을 입은 손님을 융통성 없이 거절 했다는   년전의 신문기사 와 같은 경우입니다.

 

선진국으로 진입한지가 한참이라, 주요 산업이 서비스 직종입니다.

제가 종사하는 의료도 마찬가지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친절해야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환우들에게 존칭을 생략하기도 하고, 철없고 룰을 어기며 자기 중심적인 행동장애를 보일 경우에는

엄격하고 교육적인 ' 초자아'의 롤을 수행해야 할때가 많습니다.

사회적 관계를 현실적으로 경험 하게 하는데  그러한 태도가 더 중요하고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안내 멘트에 사랑합니다 고객님 으로 시도 때도 없이 상투적 멘트를 날리는 것도 더이상, 감동적인 서비스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형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콘트롤 할 수는 있지만, 상식적이며 자연 스러운 관계까지도 억압 하도록 친절을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식상하며..

게다가 소위 감정 노동을 해야하는 직종의 사람에게는 심각한 정신적 폐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사용자들이  피사용자의 감정적 행동을 자유의지와 판단에 따라, 즐겁게 임무를 수행 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이

실은 더 효과 적일 것입니다.

 

최근에 일어 나는 사건들, -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로봇 -배두나가 열연한-  로봇처럼 행동할 것을 요구하는 기업가들과

서비스 구매자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들입니다.

왜그리 상상력이 부족하고 다양한 스토리 전개가 안되는지...결국 비극적 사건까지 발생하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닌 사회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발리에 도착하여 호텔의 벨보이와 만나는 장면입니다. 그녀는my new friend 라고 칭하며

그에게 이곳을 방문한 그녀의 중요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부탁합니다.

그녀가 찾고 있던 몇년전에 만났던 민간 치료사에 대해 묻고, 비슷한 이름들을 서로 맞추어 가다가, 동일인을 찾는데 성공하고 그에게  데려다 줄 수 있는 지 부탁합니다.

 호텔 직원은 " 지금 금방은  어려운데요..." 하더니 이어서 " 조금 있다가 오분 후에 같이 가드릴게요 " 라고 말합니다.

따뜻하고 유쾌한 서비스를 주고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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