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65- 용감한 사람들

torana3 2014. 9. 3. 08:54

1.미혜씨는 인터넷 사용은 물론이고 글도 모르니 실명으로 거론 해도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자기 이야기를 .내가 이리저리 썼다 하면, 활짝 웃으며 신나 할 겁니다. 

까치머리에 형형한 눈빛으로 씩씩거리고 병동을 휘젓고 다니는 그녀의 실제 나이가 50이 넘었다는 것은 믿기 어렵습니다.

그녀는 가족에게 버림을 받았습니다.  언어장애가 심하고 먹고 살기 어려운 시절이라, 그리되었을까,

보호시설, 요양원들을 전전하며 평생 그렇게 살았습니다.

웬만하면 지문 인식등을 통해서 더러 찾기도 하지만, 그녀에게는 가족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한번은 , 기억을 더듬어, 고향동네가 산 밑이고 어려서 잘 해 주었다는 오빠를 찾아

 멀리 부산 까지 혼자 가본적도 있지만 몇 날 죽도록 고생만하고, 제발로 경찰서를 찾아 연락이 되어 다시 돌아 오기도 합니다.

 

최근에 그녀의 거주지역은 저희 병원에서 가까운 시설입니다.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이유는 그녀의 난폭한 행동입니다. 수 틀리면 집기를 때려부수고 -고가의 컴푸터 같은 것도-

다른 거주인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입니다.

실은 병원으로 가게 해달라고 떼쓰다가 짐짓 말썽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 자기가 그동안 지냈던 시설이나 병원 을 지목해서, 어디는 싫다, 어디로 보내달라고 요구 합니다)

우리는 그녀를 잘 압니다,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기분 좋으면 다가와서 껴안고, 신체적으로 허약한 다른 환우들을 보살피기도 합니다.

돈 한푼 없이도 자기 필요한 것을 조달하는 능력도 탁월합니다.

 

몇 칠전 빈 방하나를 새로 병실로 꾸몄습니다.

청소를 하고 작업을 하는데 와서 기웃거리더니, 자기가 그방을 쓰겠다고 주장합니다.

지금 있는 방의 환자들이 코를 골고 잔소리가 심해서 도저히 같이 지낼 수 없답니다.

기가 막힙니다. 그 룸메이트들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 입원중이며, 보호자들이 아직은 안쓰러워 애지중지하는 분들입니다.

그러나, 안된다고 말을 듣자마자  다시 요양원으로 가겠다고 악을 씁니다.

요양원에서는 그녀의 행동을 조절 시킬 수가 없어 다른 거주시설로 보내야 할 판이고 ,그러나 그녀는 그런 불이익이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는 다시 생각합니다.

그녀가 그럴 요구를 참아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 그럽시다. 누가 미혜씨를 당할 수 있겠어,

(실은 우리는 그녀를 미워 할 수가 없습니다.사랑스러운 면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방을 쓰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와서 다짐을 합니다

 

" 근데, 누구, 누구는 그방에 오지 말게 해줘, 같이 안쓸거야"

가관입니다. 단호하게 나무라자, 이번에는 눈을 꿈벅거리며 순하게 돌아섭니다.

미혜씨는 염치를 아는 사람입니다.

 

2. 엘리자베스가 새로 맡은 일은, 아쉴람의 안거(Retreat)시즌에 명상수련을 위해  세계 각국으로 부터 몰려오는 사람들을

안내하는 역활입니다. -Yogic cruise director 와 같다고 그녀는 웃습니다-

그녀의 특성, 사람들을 보살피고 말을 잘 들어주는 장점이 십분 발휘되며 그들을 보살피는 일에 탁월합니다.

더군다나, 그들에 대해, 무조건적인, 자연스러운 사랑까지도 느낍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필름 감독인, 그녀의 친구가, 오지에서 활동하는 모험가들의 회합이 뉴욕에서 열렸는데,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것을 너는 보지 못했을 거라하자,

엘리자베스는, 지금 여기, 편안하고 안락한 집을 떠나서, 열대의 낯선곳에서 자기 수행을 위해 고행하는 이들이야말로 용감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3.비가 많이 옵니다. 저기 길거리에서 몇 날 몇일을 지새는 자식잃은 부모들이 걱정이 됩니다.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그 말들은 진실일겁니다.

참, 이럴 수도 있습니다.  저개발 국의 미개한 사회가 아닌데도, 엄연한 사실들을 조작하고 외면하는 독재가 자행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안락한, 편안함을 위해 눈감아 버리는 사람들이 이 나라의 사회적 리더들입니다..

제가, 그렇게 비정한 행동을 해야 살아남는 그런 책임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가요,

아니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역시 비겁한것은 아닐까요?

그들이 그래도 견딜 수 있게 비라도 좀 그쳤으면 좋겠습니다..,

 

 

 

                                몇칠전에 입원하신 募氏의 그림과 꽃꽂이 입니다. 앙양된 기분이 가라 앉고,, 내면에 자리한 우울과 불안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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