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월요일, 히치하이킹

torana3 2013. 1. 14. 12:04

1. 월요일, 주말의 일상으로 부터, 다시 주중으로 돌입하려는 전환은

매번 겪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좀 주저하게 되는, 무슨 일이, 몸이 좀 아파서, 출근을 미루면 안될 까..합니다.

( 일종의 procrastination으로 완벽주의 , 수퍼에고가 비교적 우세한 유형에서 자주 봅니다)

 집에서 가까운 전철 역을 두고, 마을 버스를 타고, 버스터미널 역으로 가는 것도,

일상에서 떠나고 싶은, 무의식의 명령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월요일 이른 아침, 장거리 출근자들, 군 훈련소 입대를 황송하려는 가족들, 작은 가방,

 무언가 무겁고, 지루한 일상, 책무 등..주말이나 오후의 가벼운 들뜬 여행객들의 분위기와는 다릅니다.

사건이나 사회적, 정치적 뉴스를 쏟아내는 앵커의 차겁고 정확한 언어들을, 그 푸르스름한

커다란 티브이의 모니터에 무심히 눈길을 주는, 마치 무슨 명령이라도 하달 받는 듯...

 

몇번인가, 충동적으로 일탈하는 여행을 감행한 적이 있습니다. 대개 새벽에 일어 나는 일입니다.

기억도 잘 안나는 분노들이었습니다. 그것보다는 무력함, 더이상 일상을 감당 할 수 없어서...

성취보다는 도망이며 쉬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조금 상처를 주고 싶었던, 사랑 하는 사람들을 못 잊어, 곧 돌아 올,,, 그리고 나를 위안하는.

 

그런 여행을 꿈꾸면서. 터미널의 대합실을 가로질러, 지하 철 안으로 빨려 들어 갑니다.

 

2.전철 안에서 의례히 하는 습관. 스마트폰을 꺼내려는 데.. 없습니다.

순간, 패닉.

어디서 떨어 뜨렸나,  조금 전 까지 들고 있었던 것 같은데, 한 대여섯 정거장은 지난 것 같은데,

신문 가판대 , 플랫홈, 마을 버스 안...되돌아 가보야 하나.

 1) 한시간 반이나 가야하는 출근 길에 시간 보내기는 폰으로의 인터넷 서취가 습관입니다.

 2) 버스 도착 앱이 없이 무작정 기다리거나, 다른 버스를 타야 하는 결정을,, 어쩌나

 3) 새벽에 확인한 친구의 문자 메세지. 답을 줘야 할 텐데. 기다릴 텐데.

 4) 갑자기 생긴 노파심. 아이들에게 체크해 보고 싶은 조바심.

 5) 블로깅에 필요한, 주말 동안의 사진들. 가다가 또 잡아 보고 싶은 순간의 장면들..

 6) 병원에서의 응급 콜...

 7)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분실에 대한 손해. 처음 구입 할 때의 달 콤한 립서비스와 달리,

 그당시 별 생각 없이 사인해 버렸던 fine print. 메피스토텔레스의 조건 을, 싸늘하게 들이밀 것입니다.

 

휴대폰이 이미 내 자아의 많은 부분을 , 마치 보조 두뇌나 되는 것 처럼 나누어서 가지고 다녔던 것 처럼 느껴집니다.

다시 돌아 곰곰히 생각해 보니, 집을 나서면서부터 휴대폰을 본 적이 없습니다. 두고 왔을 것 같습니다. 일단 안심.

 

나를 규정 짓는 아무  장비 없이, 히치 하이 킹을 하는 것 처럼, 우연히,, 되는대로 , 목적지에 가면  됩니다.

 

3. 버스에 올라타니, 웬 나이든 아저씨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아는 인사를 건넵니다.

수년째   딸 대신에 약을 타러 오는 보호자 이십니다. 이렇게 병원의 밖에서 만나는데,

나이도 밑인 '의사 선생님' 대접이 황송 해서 사양하고 자리를 뒤로 옮깁니다.

주말 내 날이 풀렸는데도, 눈은 녹지 않았고, 등산객도, 학생도, 훈련 받는 군인들도 없어서.. 한가합니다.

종점에 내려, 지나가는 동료의 출근 차, 히치 하이킹 하고,,,

서둘러 페르조나의 마스크로 페이스오프 한 후,  주중의 '나'로 스위치 합니다.

 

 

 

 

 

                          PC안에 있는 나의 보조 두뇌에 덜어 놓은 기억을 뒤져 보니, 이런 사진들도 있더군요, 기억 하기를 원했던 순간들이었나 봅니다.

                                일탈을 꿈 꿉니다, 어떤 법문에서 , 나가지 말아라, 머리를 깍지 말아라, 지금 그자리에서, 마음을 비워 버려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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