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이가 들어 가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 의해서 입니다.
전에는 막내 동생이나 조카 뻘이던 것이, 지금은 우리 아이들 나이 또래의 신입도 들어 오기 시작합니다.
그들의 시각으로 볼 때 저는, 한참 위 어른이며, 이미 세상의 일들은 통달이라도 한 것 처럼 보이나 봅니다.
여자 들이다 보니 자연히 아이들, 육아 문제가 많이 나옵니다.
이제 세돌 된 아기가, Temper Tantrum (분노발작) 으로 까무러 치는데 어쩌면 좋으냐며 눈물이 글썽이는 초보엄마,
초등 고학년에 올라가는 사내아이가 자꾸 귀가 시간을 어기고, 속이기 까지 하는 것 같다고..는 고민도.
그 마음 압니다, 온 갖 불길한 최악의 상황들이 마음을 어지 럽힐 겁니다.
그러나 고백 하자면, 그 형태는 다를 지라도, 저도 아직은 마음 졸이는 때가... 있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자기 주장, 반항, 무모함, 그 나이에 자신들의 생존의 방식이며, 거기에 걸 맞는 안전 장치는 스스로도 하고 있을 거라고,
다독입니다. 저 스스로의 위안이기도 합니다.
' 자식은 나의 소유가 아니다' 라는 말은 누구나 하면서도 가장 깨닫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 절실한 집착과 그리고 결국은 놔 버려야 하는 인생의 가장 큰 숙제를
아이가 없었다면, 어찌 조금이나마 풀어 볼 수 있겠습니까?
2. 어제 눈이 펑펑 오는데 H 씨가 다시 입원 했습니다. 알고 지낸지 5년이 넘었습니다.
불행한 결혼 생활을 젊어 청산하고, 아이들 조차 안보고 산 자기 인생을 진지하게 돌아 보기 싫어
짐짓, 술이나, 가벼운 언행으로 덮고 사는 것이 그녀의 삶의 형태임을 가끔은 잊어 버리고,
병원이라는 환경이 세상으로부터의 도피가 되는 것을 경계하여
다시는 입원 하지 말라는 엄포도, 모진 말도 해보지만, 수척 해져서, 삶의 신산함을 주절 거리는, 그녀에게,
다시 쉴 곳을 제공해 주는 수 밖에는 도리가 없습니다.
3. 제 카카오 톡의 대문에 가끔 마음이를 올려 놓으면 친구들이 안부를 묻습니다. " 마음이 춥겠다"
아닙니다. 눈이나 비가 오면 하염없이 철철 다 맞고 있습니다. 마음이가 못견디는 것은 더위 입니다.
이 아이는 5개월 되었을 때 환자들의 반려 견으로 기증 되었던 것인데, 엄청난 속도로 성장해버리니 우람하고 멋진 체격이 오히려 위협이 되어
문지기로 차출 되었습니다. 그는 자기에 주어진 일이 싫습니다. 종일 태업 합니다.
마음이는 추워서 그러는게 아니라, 도대체 이게 무어란 말인가,, 화두를 잡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