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아침 조조 영화를 보는 일이 제 즐거운 기대 중의 하나인데,
최근에는 우선, 체력이 딸리기도 하고, 그렇게 선뜻 보고 싶은 영화가,
멀티플렉스의 다양한 메뉴에도 불구하고 , 없습니다.
대신, 고맙게도 케이블이나 인터넷 TV에서 제공하는, 다시 보고 싶거나, 놓쳤던 영화를
훨씬 저렴하게 볼 수 있어서, 극장만큼의 몰입은 덜 하지만 , 즐깁니다.
수백가지 리스트 중에서, 제목 에 대한 편견으로 스킵했던 영화 포제션. - 저는 유령, 악령 , 광기나 범죄
라는 장르는 피합니다.( 어린시절, 공포 영화를 보고, 일시적인 포제션의 유사함을 느꼈던 트라우마로.)
기대치 않게 제가 좋아 하는 소재였습니다.
빅토리안 시대의 한 시인의 편지가 들어있는 고서를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한 연구원이
그 내용중에 이름도 밝히지 않은 한 여인에 대한 감정이 실린 한 줄 문장에 포제션 되어,
그녀를 만났을 것으로 추정 되는 파티,( 시인의 아내의 메모를 뒤져) 에 참석한 사람들 중의 한 여인.
을 추적하다가, 그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다른 여 학자를 만나고, 둘이서.. 근거가 희박한 단서와 암시만 가지고
빅토리아 시대에 절제되고 희생적인 , 그러나 정열적인 사랑의 궤적을 찾아가는 로맨틱한 영화입니다.
대학에 다닐 때,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의 그림 성 수태고지에 매혹되어 , 그의 그림, 화집, 시, 주변 인물들
프리 라파엘릭 구룹, 빅터리안 피어리어드에 이르기 까지 1-2년을 수집 하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전혀 다른 시대에 다른 공간에 살던 한 인물에 빠져들며, 마치 같은 감정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듯한, 일종의 포제션입니다.
80년대의 초, 비록 정치적 경제적으로는 침체 되어 있었지만, 아니면 그 덕에, 문예적 현상은 지금보다 깊고 풍부했던 것 같습니다.
최인호나 조해일 박범신, 한수산,강신재등 낭만적 상징적, 소설가들
전채린 양귀자 은희경( 알고보니 선배입니다) 김인숙 이어지는 신경숙등 여류,
이병주나 박완서,이문열, 황석영, 조정래등 사회성이나 역사 의식이 강한 분들,
그리고 황지우 황동규 강은교등시인들, 김현과 같은 비평가들..
가을이 되면 매년 문학상 수상집을 새로 구하고 문학사상이나 현대문학등 문예지가 필독이 되는 ..
빅토리아 여왕의 시대나 프랑스의 벨 에포크와 같은 이상과 낭만에 취해 살 던... 아 그랬습니다...
'영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골룸 gollum (0) | 2012.12.18 |
---|---|
르네상스 Renaissance (0) | 2012.12.10 |
희생양 Scapegoat (0) | 2012.09.21 |
Mother (0) | 2012.08.31 |
랫츠 두 잇 Let's Do It (0) | 2012.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