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진료실에서
몇칠전, 한 여자분이 방문 하였습니다. 오랜 수면장애와 무기력, 우울감으로 그로기 상태. 입원 하고 싶다는 문의 입니다.
심각하게, 모든 의욕이 저하 되어 있고, 생의 의지를 놓고 싶어 하는, 좀 급박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면담 후 스스로, 입원보다는 집 떠나, 전원 생활하면서 이겨내 보겠다고 , 처방만 받고 가셨다가,
어제 재 방문을 하셨습니다. 많이 좋아 지셨다면서, 같이 지내는 가족 분을 동반하셨는데,
," 자기도 우울증을 앓았으면서, 내마음을 몰라준다, 하고 싶지 않는 일을 강요한다.."
고 만나봐 주기를 요청합니다. 자주 있는 일입니다. 갈등의 상대, 관계를 대신 해결해 주기를 원하는...
그 보호자는 " 스스로 무엇 해보려 하지 않아, 극복 의지가 없어, 나는 더 힘든 상황도 견디어 냈는데,
나보다 훨씬 처지가 나은데.. 병이 아닌것으로 이야기 해주어야 하지 않는가,, 병 뒤에 숨는다"
어쩌면, 가까운 가족으로서, 통찰력이 있는, 진심으로 걱정이 되는 , 나름의 방식으로 격려 해보려는.. 맞는 말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가 받아 들이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습니다. 이즈음, 많이 겪는 갈등입니다.
긍정, 극복, 뼈를 깍는 노력,, 열번 찍어 안넘어가겠는가,, 산이 높다해도, 목표가 저기인데..하는 이전세대의
피로, 긍정과잉,긍정의 배신, 놀면서.. 멈추면 보이는, 타력...등 요즈음의 파라다임과 부딪히는 일입니다..
" 답답하신 심정 안다.. 당연히 그러시겠지만.." 등등 위로.. 이어서, 그분 당신의 울분, 살아온, 세월의 회한..
들어주고, 동생을 낫게 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포기 하시고, 좀 떨어지시기를 권하고.. 주절주절,, 저도 무슨 말을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단지,, , 긴장을 풀고, 지나친 극복 강박을 내려 놓으셨기를.. 바랄 뿐입니다.
2. 아침. 전철안
산발한 곱슬머리가 떡이 되어, 검은 반코트에, 땟물이 흐르는 한 걸인.
손을 내밀며, 쏘아봅니다. ( 위협 같기도 하고, 사정 같기도 한 오묘한 표정) - 베토벤 같아 보이기도..
주머니 뒤져 잡히는 대로 동전을 집어 줍니다. - 신문을 사려면, 가방에서 지갑 꺼내고 지폐를 내야하는 번거러움이 잠깐 스쳤지만,
그 걸인의 표정에 성공의 기쁨이 스칩니다. ( 보니, 그의 주 대상이 제 연배 아줌마들인데, 다들 외면하더군요)
아, 범죄의 전력이 있는 지도 모릅니다만, 아니면, 그저, 나태하게 살아가는 방랑자 일 수도 있습니다.
건너편 의자에 졸고 있는 30 중반 쯤의 한 남성. 입고 있는 티셔츠의 프린트가 특이 합니다.
아무렇게나 접어 든 무가지 신문, 그외의 하의나, 신발 등으로 볼 때
딱히 그 셔츠를 골라 입은 듯 하지는 않지만,, 거기 적힌 문자로, 인터넷을 서취해서, 찾아 냈습니다...기분이 잠깐 좋습니다.
티셔츠 프린트 문양입니다. 앨범 케이스 디자인이더군요
그 연주 실황이고(저는 문외한이라 몰랐는데) 현대의 파가니니라 불리는, 유명한 연주자 랍니다....
웃자고 보면, 허기에 초코렛 한조각 , 뜨거운 태양 을 피할, 작은 그늘, 얼음 한조각 과 같은.. 작은 즐거움 들이 도처에 있습니다.
3. 마음이
집이 완성 되었습니다.
본래 이 種이 지능이 높고 용맹스러워 투견으로 길들여 진다 하는데,
이놈은. 몇칠전 그 몸 값이 꽤 나간다 하는데, 누군가, 끌고 가려고 줄을 풀었나 봅니다.
오줌 싸면서 꼬리 감추고, 산으로 줄행랄 친 것을, 겨우 찾아 왔답니다.
용감하지는 않아도, 그 영리함으로, 자기보호, 살 방도는 다 찾아 냅니다.
게으르고 겁장이라고, 경비실 분들이 구박도 많이 하지만, 이렇게 잘 생긴 놈을 봤느냐고, 은근 자랑에,
마침, 건축 중인 건물 주변에서 얻은 벽돌과 폐자재로 근사한 집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혹독한 훈련을 거쳐 투견으로 이름을 날린다 해도, 그 놈은 한가지, 주인을 기쁘게 한다는 목적 밖에는 없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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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이 맨션을 즐길 줄 압니다.. 불러도 들은채 안하고, 창 밖 View를 감상 합니다.
방울꽃, 여학교 의 校花 였는데, 어느 여름 아버지가 한 뿌리 구해다가 꽃밭에 심어 놓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