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지나 칠 정도로 수줍음이 많았습니다.
부모나 어른들이 답답해 하고, 아이들이 놀리니
자기자신을 싫어 하고 울분에 차서 사춘기를 보냈습니다.
어떻게 달래야 할지, ... 몰랐습니다.
부끄러 울 일 아니다.
부끄러울 일 아니다,
아가야.
누군가에게 잡아 채일까 꽁지 빠지게 줄행랑을 놓는다 해도
너무도 느려서 줄곧 앞서간 자의 뒷꼭지만 쫒는다해도
설사 사랑하다가 잡아 먹힌다 해도
부끄러워 마음 아릴 일 아니란다.
눈부시게 밝은 태양 빛 쏟아지는
저 푸른 숲 음습한 그늘 밑에서나
맑게 흐르는 강가 매끄러운 바위 틈아래에서
네 마음속
생살처럼 돋아나는
고만한 부끄러움이
놀고 있단다 ,아가야 (1995년)
세상에 다양한 미물들이 있고 나름 살아가고 즐겁게도 지낸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