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력서 履歷書-1

torana3 2012. 5. 16. 11:42

작은 아버지는 일제 강점, 말기 일본에서 유학 중이셨는데,

전쟁의 조짐이 보이고 징병의 가능성이 높아지자, 맏형이셨던 아버지는 귀국시켜 醫傳에 편입하도록 하셨습니다.

의사가 되신 이후, 어려서 병을 앓아 한눈이 의안이셨던 형을 생각하고 안과를 전공하셨다고,

제가 어린시절 집안에 내려오는 전설 처럼, 들었던 이야기 입니다.

 

큰오빠가 의대에 들어 간 이후, 부모님이 양쪽 집안의 맏이 였기 때문에 , 그 영향으로

 아래로 형제, 사촌 들이 줄줄이 의대에 진학하여, 이런저런 전공들을 하게되어, 한때는 종합병원을 꾸려도 되겠다들 그랬는데,

가장 불가사의 한것은 제가 의사가 된 일입니다.

어렸을 때 누구나 그런 것처럼, 목표가 있을 리 없고,  의사는 나와는 상관 없는 그런 생각이었는데,

늦동이의 자립이 못내 걱정 스러우셨던, 어머니의 강권,대입 예비시험 성적이 어찌다 예상외로 좋아서..

그냥 떠밀리 듯, 의대에 진학 했습니다만,  논리적 사고, 중요한 포인트를, 잘 오가나이즈하여, 정확하게 이해해야하는 이 학문을,

그 많은 분량을 두서없이 한없이 읽고 이야기 식으로 (때로는 상상력 까지 동원하여)해석 하는 식이어서, 오답이 많았고

어쩌다, 분량이 적으면 성적이 잘 나오기도 했지만, 대부분, 중간이하, 때로는 낙제를 겨우 면 할 정도 였습니다.

게다가, 실습. 살아 있는 것은 죽어도 손 댈 수 없다. 라는 고집이, 개구리나, 모르모트르 건드리지도 않아,

한번은 실습에 사용하는, 점토 같은 것으로, 불현듯, 인형을 빚고 싶어, 감추어 놓았다가, 들켜서,

너무 어린애 같은 짓이라, 혼 낼 수 도 없는, 웃음거리가 된적도 있으니.. 좀 딴 차원에 잇는 것 처럼, 그랬습니다.

반면, 해부학 실습 (통칭, Cadaver라 말하는)은 괜찮았습니다.  영혼, 죽음 그런것은 무섭지 않아서,,

예를 들면, 아주 연한 폐의 조직에서, 기관지 세관(bromchiole)을 분리해 내는 작업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힘든 작업이라,

다른 아이들이 포기하고  던져 놓은 것을, 끝까지 해냈습니다.

인턴의 수련 중에, 외과 파트에서, 심한 화상을 입은 어린 아기의 번 드레싱(burn dressing)을 맡았습니다.

 죽은 조직을, 조금 씩 제거해야하는(debriment) 시간도 많이 걸리고 단순 작업의 반복인데, 잘 치료 되어서,

어느날, 아이의 어린 엄마가, 저 복 도 끝에서, - 아무도 없는 줄 알고- 폴짝 뛰어오르며 기뻐 하는 것을 그장면이 오래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최초 로 목도한 죽음. 간 경화증 육십대 아저씨. 간 조직이 단단해 지면서 혈액이 순환되지 않아,

식도의 정맥이 부풀어 오르고(Esophagial Varix), 그것이 파열 될 때는 치명적인 응급 상황이라,

당시로는, 식도에 관을 삽입 얼음물을 수없이 반복 주입하여 혈관을 수축 시키는 일이 인턴의 job이었습니다.

, 천천히 주사기로 얼음물로 씻어 내는 그 일을 하면서, 환자와  눈을 마주치고 (순하고 겁먹은),이런 저런 이야기도 많이 했는데,

 어느날,   가족이 없는 중환자 실에서, 빈 침대에서 잠시 눈 붙이면서 keep 하다가, 잠시 뭐라 말을 거는 중에,  임종하는 순간을 제가 지켰습니다.

그러면서 그럭저럭, 의사가 되어 가고는 있었습니다. (Be continued)

 

                                제 나이 30 중반 쯤, 내셔널 지오그래픽 에서 실린 사진을 보고 그렸습니다. 캔버스에 유채.

                                중동의 어느 나라의 동네 의사인듯 합니다.

                                도구라고는 청진기 하나이나, 진지하고,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표정도, 순수하고 맑아서,,

                                1960년대 제 동무들 이 떠오릅니다.

                                저 중에, 선망하고, 자라서 의사가 된 아이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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