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이야기를 쓴 글을 읽기를 좋아합니다.
남들은 어떤 마음으로 사는가... 이런 관심이 직업적 적성에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때로, 남이야기를 마치 자기 것인것 처럼-실은 자기의 본 모습이 무엇인지 잘 모를 수도-
흉내내거나, 짜깁기하여, 일관성이 없고 픽션보다도 더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과시용 글이 아닌,
천재적 인물들이, 남들이 전혀 볼 수 없는 방식으로, 자신의 내면을 기록하는 그런 글 들.
, 마크 로스코(Mark Rothko) 의 예술가의 리얼리티(The Artist's Reality)도, 반복해서 보는 책중의 하나입니다.
예술의 습작노트이며, 출판을 고려 하고 쓴 글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견해를 그대로, 그러나, 진지하게, 정확하게 기술하려고 한,,
그림그리기 작업이 중단 되었던 우울하고 혼란스러운 시기의 글입니다.
지난주에, 퇴근 무렵, 연이은 늦은 귀가를 통보하는 식구들의 문자 메세지 받고서,
망설이다가 근래에 체력이 딸려 도무지 시도할 수 없던, 저녁 연극을 보러 갔습니다.. Red.
자연광이라고는 전혀 들지않는 동굴 같은, 스튜디오에, 가상의 인물인, 조수 켄을 들입니다.
화가는 추구하는 붉은 색채로 가득 메운, 화면을 들여다 보면서, 수없이 붓질을 하고,
살아 움직이는 , 점차 확장하여, 우주를 다 차지 해버리는 그림들.. 또는 자기자신.
이들을, 세상에 내보내야 하는- 그것도, 유명한 빌딩의 고급 레스토랑에- 딜렘마에서.
마치 세상 사람들의 비평이며, 말들을 대변하는 켄과의 대화를 시작합니다(실은 독백입니다)
처음에는 아주 의기양양하여, 켄의 속물적이며, 예술과는 다른 차원의 외부 세계에
냉소하고, 마치 독재자처럼, 군림 하고, 자신의 세계를 주입시키려하나...
켄 은, 화가의 세계에 동화하며, 어느듯, 그를 추종하고, 그러나, 때로 반격하면서,,
결국 예술가는 점차 자신의 나약함을 받아들이며, 세상을 인지하고, 켄(他者)을 인정하면서 떠나보냅니다.
다시 혼자서 그의그림에 마주선화가. Red는 살아 움직입니다. 그것을 집어 삼키는 것을 두려워 했던,
블랙이 물결처럼, 레드의 뒤에서 춤추는 것을,,, 그안에 마치 빨려 들어 갈 것 같이 서있는
로스코의 실루엣. 마지막 장면입니다.
책에서 그는, 예술가로서의 존재감, 마치 중세시대의 지옥에 대한 협박과 같은 의미인 가난에 대한 두려움.
대중의 질책, 그들이 예술을 알아보지 못해도, 바보처럼, 침묵을 지켜야 하는 거짓에 대한 갈등...
솔직하고 한없이 나약한 인간의 모습들이 보입니다..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한 레드의 장면입니다.
몇 년 만에 본 연극이라, 관람료가 너무 비싼 것도 놀랍고,,- 카운터보는 젊은애들이 웃습니다-
의자하나 있던, 빨간 피터의 고백, 나무 한구루, 낡은 구두 한컬레가 소품이던 고도를 기다리며 와
같은 연극을 기억하는 과거 연극광으로서는 무대장치의 화려함이나, 불필요한 소품들
관객을 너무 의식하는 배우들의 애드립( 관객의 웃음을 유도 하는)이 좀 거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