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잘 키운 다는 것은 자신이 없습니다. 중학교 다닐 때 친구가 키우던 개가 새끼를 낳았다고
한마리 선물로 주어 내 의지로 처음 키워 보았던 것도, 예뻐 할 줄만 알지 버릇을 잘못들여,
집안에서 원성이 자자 했습니다. 식물도 마찬가지 입니다. 변덕스럽게,물을 너무 많이 주거나, 방치하거나..
작년 이맘때,, 강릉의 커피 박물관에서 나무 한그루를 분양해 왔는데, 사실 좀 겁이 났습니다.
작은 줄기에 떡잎을 좀 벗어난, 하트모양의 연한 잎 두 개.
금방 부러 질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름은 .. 테라로사, (커피점의 상호입니다) - 천개의 봉우리입니다..
제가 마음이 좀 우울할 때, 마치 반려견이나 되는 것 처럼,, 옆에 두고 마음을 가라 앉히기도, 말도 건네면서 ,
그 작은 생명이, 알아서 참 잘 자랍니다, 햇빛 쪽으로 기를 쓰고 줄기를 뻗고 잎 면을 조금씩 움직이면서..
이사 오면서, 아예 큰 화분으로 옮겨 놓았으니, 이제 인형처럼 끼고 있을 수도 없습니다, 잎새수도 열 장을 넘어갑니다..
The Tree of Life.
성년이 되어 구원의 영성을 찾는 주인공 잭의 의식의 흐름입니다.
先史, 화산, 우주, 바닷속과, 세포의 거시와 미시를 넘나들면서,
그안에 일어나는 장엄한 생명의 탄생과 소멸의 흔적들.
부모와 자식. 사랑과 증오, 행복, 불행, 환희와 절망 ...
아버지는 마치 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자식의 운명을 결정 지을 수 있는 것 처럼,
- 그것이 사랑이라고 믿으면서- 점차 광폭한 독재자가 되고, 아이는,
스스로도 제어 할 수 없는 원시의 충동으로 거부하고, 분노하며, 달아납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그들의 두려움을, 절망을 막을 수 없고, 그것을 바라보는 애통함을 피 할 수 없습니다.
, 나무가 저 혼자서 가지를 뻗어 잎새를 키우고 외피가 조금씩 두터워지고 ,
만물이 그러는 것처럼, 내가 그렇게 살아 왔던 것 처럼, 바라보는 수 밖에.
그리고 언젠가는, 더 할 수 없이 사랑받고 있었음을 깨달아, 그것으로 위안 이 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