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서 산에서 마른 덩굴을 뜯어 낸 작업 이후 그 나무 들이 생생하게 살아 납니다.
그러니, 다른 나무들에게도 손 대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옆에서 양분을 갈취하는 것도 문제 지만, 그 억세고 무성한 마른 줄기와 잎이
지붕 처럼 덮어서 빛을 볼 수 없으니 생장이 어렵습니다.
맨손으로 먼지 뒤집어 쓰고 뜯어 내다가, 손에 잔가시가 박히고 여기 저기 긁히지만
검은 가지에, 한 두잎씩 피어난 연한 녹색의 잎들을 보면 멈출 수가 없습니다.
살아 가다 보면 나에게 해를 주는 일들이 있습니다.
아주 가까이 딱 들러 붙어서, 위협하고 갈취하며,
대개는 강한 말, 억센 생명력, 공격심... 그의 존재가 옳게 여겨 질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이래야 살아 가는게 아닌가, 한없이 자신의 존재를 위축 시키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덩굴의 삶입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타인에게
기대어 상대가 상하건 말건 자기의 생명을 위해 착취하는...
내 몸에 기대 있다해서 내가 아닙니다. 나의 빛을 가리는, 나의 생명력을 뺏는
망념들, 과감히 벗겨 버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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