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덩굴

torana3 2011. 5. 6. 10:50

지난번에서 산에서 마른 덩굴을 뜯어 낸 작업 이후 그 나무 들이 생생하게 살아 납니다.

그러니, 다른 나무들에게도 손 대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옆에서 양분을 갈취하는 것도 문제 지만, 그 억세고 무성한 마른 줄기와 잎이 

지붕 처럼 덮어서 빛을 볼 수 없으니 생장이 어렵습니다.

 

맨손으로 먼지 뒤집어 쓰고 뜯어 내다가, 손에 잔가시가 박히고 여기 저기 긁히지만

검은 가지에, 한 두잎씩 피어난 연한 녹색의 잎들을 보면 멈출 수가 없습니다.

 

살아 가다 보면 나에게 해를 주는 일들이 있습니다.

아주 가까이 딱 들러 붙어서, 위협하고 갈취하며,

대개는 강한 말, 억센 생명력, 공격심... 그의 존재가 옳게 여겨 질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이래야 살아 가는게 아닌가, 한없이 자신의 존재를 위축 시키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덩굴의 삶입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타인에게

기대어 상대가 상하건 말건 자기의 생명을 위해 착취하는...

내 몸에 기대 있다해서 내가 아닙니다. 나의 빛을 가리는, 나의 생명력을 뺏는

망념들, 과감히 벗겨 버려야 합니다.

 

2000년 경 제인의 스튜디오에서 종이에 템페라로 그렸습니다.

마음을 잘 표현 할 수 있게 된 후라, 별 노력 없이 단번에.

지금도 그렇지만, 참, 복잡한 생각들이 많네요, 딱하게도. 

'Psychiatri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현調鉉  (0) 2011.06.16
Here and Now  (0) 2011.05.18
전이, 역전이  (0) 2011.04.22
아이덴티티  (0) 2011.04.19
Grief  (0) 2011.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