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와 습기로 만사 의욕이 바닥입니다.
( 콘텐츠를 제공하는 무궁무진한 서비스덕에) 옛날 드라마를 다시보기로 여름을 견디고 있습니다.
유난히 무더웠던 1994년에 방영한 김수현 작가의 작별.
그의 나이가 50의 중반이어서 필력의 최고 전성기 였고, 시청률이 전과 같지는 않았으나 뷸륜이나 윤리적인
내용으로 비난을 받았다 해도 ( 요즘의 수준으로 보면 그 선정성은 순박할 지경이고)
작가의 고집으로 밀고 나갔다 해도 여러번 다시 보기를 했던" 재미있는' 드라마 였었습니다.
나이가 60을 넘어 가니 인생을 치열하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도 전만 못합니다.
하나,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 간혹 발견 하기도 합니다.
작별.
1. 암 진단받고 시한부를 살아 가는 남자 주인공이 아니라 , 그의 아내역에 감정 이입이 됩니다.
끝없이 일어나는 가족들의 사건들을 일일이 처리 해내는 전지전능한 주부 인 시내.
우리시대의 아내이며 어머니들은 ( 저도 일부 포함됩니다)어디서 그런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인가,
고백 하자면, 충동적이고 감정만 앞세우고, 불안과 걱정 오해와 편견으로 전혀 합리적이지 못한 반응을 합니다.
전혀 도움이 못되는 해결책을 제시 하여 비난과 무시를 당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절대 용도 폐기 되지 않는 존재. 그가 가지는 힘은 무엇인가. cathexis 화살이 과녁을 향해 똑바로 날라가 꽂히듯 거역 할 수 없는 순수 에너지입니다.
물론 그 양태가 소위 건강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을 수 있습니다. 거칠고 날 것이며, 다듬지 못한 , 모호한 drive ( 욕동) 일겁니다. 집착 소유욕 으로 병적 모성으로 매도 되기도 하고 또한 비난의 대부분이 어머니에게 전가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틀이 정해 져 있지 않지만 어느 다른 인간의 종이 흉내낼 수 없는 걱정과 애정에 기반한 직관적인 반응 을 할 수 있습니다.
2. 또 한가지는 의사 들의 이야기입니다. 위급한 환자를 밤새 모니터링 하느라고, 중환자실의 빈 침대에 잠깐씩 눈붙이면서 토막잠을 자던일이나, 지리한 단순 업무와 뒤치닥 거리 심부름 ,아무라도 할 수 있을 기초적인 케어 를 하면서도,
흰가운만 보고 의사 선생님이라 매달려 당황하던 그 인턴시절이 떠올라 감상적이 됩니다.
위험도에 비해 책임만 중해서 개인적으로 보호 받을 수 없는 현 의료 시스템에서는 필수 의료를 전공하기를 꺼리는 어린 후배들에게, 밤새우고 동이 트는 새벽에 느꼈던 안도와 희열은 우리시대의 전설일 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