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torana3 2024. 7. 23. 09:17

긴 세월 의사이며 정신과 전문의였습니다. 

 저는, 일관성이 없다거나  즉흥적이고 일반적이지 않는 위험한( 할 것 같은 ) 오더도 내리기 때문에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적지 않게 당황 하는 것을 압니다.

실은 나 자신도  밤 잠을 설치는 꼴을 보여  냉철한 내과 의사인 남편에게 핀잔과 걱정을 듣는 일도 부지기수.

그러나 장담하건데, 그런 나의 고민은  당사자인 환자에게는 충분히 전달 되어, 곤란하게 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나이 들어서는  여러 상황을 고려 할 정도로 자제 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한 감정적인 휘몰아침을 겪었던 환자들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아침 마다 진료실을 노크 하고 들어와 내 컴퓨터에 재즈나 클래식 음악을 다운 로드 해주던 K군

( 이전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자유롭게 병원 내를 돌아 다닐 수 있었습니다) 

 그의 평생 개인 주치의 가 되고 싶을 정도로  매혹 당했던 L여사 는 지방에서 근무 할 때 놀러 와 주기도 했습니다. 

머리가 좋아 증상을 간결하고 알아 듣기 쉽게 설명해서  애숭이 수련의에게 공부가 되기도 했던 P씨 등등 

 

병명이나 이름은 언뜻 떠오르지 않지만  치료적이기보다는 우정적인 대화 같은 것들이 심상에 남아 있습니다.  

 그들 로 부터 받은 의미있는 작은 선물들은 십 수년 간직 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책을 좋아 하는 맑은 청년으로 부터 선물 받은 책입니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다양한 종류의 책을 섭렵 하던 터라, 면담 대신에 독서 토론이 가능 할 정도 였습니다.

쓸데 없이 봉투 같은 것은 끼워 놓았으면 안된다고 농담 했으나 기꺼이 받습니다.

요즘 집중도가 떨어져 쉽게 읽히지는 않지마는 청년이 밑줄 그어 놓은 글귀들을 따라 가며 천천히 읽어 볼 생각입니다. 

일본의 정신과 의사가 해설해 놓았다는 '만요수 선집'과 /

불교철학을 공부한 신부님의 '성경와 무문관의 우연한 만남' 두권입니다. 

섬세하게 골랐을 그 마음 씀씀이가 이쁩니다. 

 

제것이 아니라 아루숲 누군가의 그림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아이 일 겁니다. 그녀의 작업은 대개 정 靜 적인 구조물 안에 강렬한 움직임의 인체를 배치 하고 있습니다. 이성적인 정신에 꿈틀거리는 정열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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