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나( Anna) 선생님.
1999년, 미국에 갔을 때, 남편은 미리 어포인트 된 Lab. 에 나가기 시작하고, 아이들도 학교에 입학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초기에 저만 아무 할 일이 없었습니다.
도시 외곽의 타운 하우스에서, 예쁜 바깥 경치를 종일 내다 보는 일외에는.
일찍 찾아온, 뉴잉글랜드의 가을, 아 이런게 우울증이구나 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침체를 겪고 있었습니다.
저녁이 되어서, 남편이 라이드를 해주면, 근처 중학교에 개설된, 외국인을 위한 영어 수업을 들으러 가는 일로,
좀 움직이기 시작 했을 때, 봄볕같이 밝은 애나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은퇴한 전직교사 할머니 인데, 날씬한 청바지 차림에,
교실을 거의 뛰어다니며, 적응이 어려운, 다른나라의 위축된 어른-아이들의 기운을 돋구려고 열심이었습니다.
적어준 내 이름을 제대로 발음 못해 몇번 애를 쓰다가, ' young-eye' 라고
마음대로 고쳐 부르니, 클라스 전체가 그 이름으로 나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몇번, 정갈하고 귀여운 소품들로 채운 자기 집에 초대 하기도 하고, 우리집에도 놀러 왔다가,
아이들의 개인 교사를 귀국할 때까지 해주어서, 숙제도 봐주고, 우리도 몰랐던 아이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놀라운 찬사를 퍼부어, 예를 들면, 네안에 시인이 들어 있구나...,
언젠가는 다시 미국에 공부하러 오게 될거다,라는 말로. 식구 모두 많이 위로받고 의지 했습니다.
그분이 해리포터의 뤼딩을 끝냈을때, 자신이 좋아 하는 소설이라면서 Mery Selly 의Frankenstein을
읽자 했고, 그안에 들어 있는 철학, 인생사에 대한 은유를 말해주고는 하였는데,
그당시에는 잘 이해 되지 않았으며, 언젠가 한번 완독 해야 겠다 한것이,
귀국해서 서점에 나와 있는게 어린이용 번역물 밖에는 없고, 원서는 좀 부담 스러워 미루었던게,
얼마전 런던의 국립극장에 올린 Danny Boyles's Frankenstein의 기사가 IHT에 실렸기에 반가웠습니다.
태어남, 성장, 어른이 되면서 ,terror, wonder 를 겪으면서 우리는 버림받음, 외로움을 경험하고 자기안의 Monster를 발견하게 됩니다.
전생을 통해 자신을 구원 해줄 진정한 보호자인 대디를 찾다가 포기하고, 미워하고, 분노하고 '
신과 같은 오만함으로, 생명을 창조하고, 의도대로 움직일 수 있을 줄 알았던 창조자는 ,
피창조물에게, 제어 할 수 없는 힘, 두려움을 느끼면서, 운명을 피하려하고,
양자는 죄책감을 느끼고 무력, 슬픔 ,고독이라는 고문과 같은 덫에 걸려 허우적 댑니다.
신은 파라다이스를 제공하고 그곳에서 추방 시켜 버렸습니다. 생명과 고통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그리고 이 기사의 말미에 적힌 것 처럼," 네가 말을 할 수 있기전에는 너를 정말 좋아했는데.."
한숨섞인 아버지의 한탄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애나는 언젠가, 제 남편이 종양학을 전공했다는 말을 듣고 자신은 유방암에 걸렸으며, 계속 치료 중이다..
어깨를 으쓱하면서, 난 그래도 상관 없어요. 하면서 밝게 미소 지었습니다.
당시에 개봉했던 바이 센테니얼 맨과 같은 영화도 보기를 권했었는데
그녀가 고독함, 두려움, 외로움을 용감하게 헤쳐나가고 있구나..생각했습니다.
그래요, 어차피, 트랩에 걸린, 헤어 날 수 없는 운명들이라면,누구도 해답을 줄 수 도 없으며, 전능한 부모님도 실은 존재치 않는다면
징징 거리지 말고, 자기연민에 빠져, 불쾌함을 여기저기 질질 흘려 내지 말고, 깔끔하게, 되도록 밝게 살아 주지요, 뭐.
제 마음속의 Anna Judd 선생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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