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새벽 출근길에 간혹 강남역에서 버스 환승을 합니다.
이른 시간이 아닌 때에 그곳에 가본지는 .. 아마 몇 년 은 지난 한참 전 일 겁니다.
전날의 (아니면 몇 시간 전까지도 가득차 있던 인파는) 다 빠져 나가고
겨우 숨 쉴 만큼의 새로운 공기가 내려 앉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도에는 밤의 윤락 호객하는 전단지가잔뜩, 마치 늦가을 낙엽처럼 흩어져 있습니다.
매일 반복 되는 일인데, 단속은 어려운 모양입니다.
선해 보이는 미화원이 무심히 쓸어 담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에 혹시 내가 다른 일을 하게 된다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적이 있습니다.
시대적 혜택으로 순탄히 직업을 갖고 있지만,
사실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만큼 소심하고 이해타산에 둔합니다
( 어린 시절의 일입니다. 많이 닳고 닳았습니다. 지금은)
청소 일은 좀 할 수 있지 않을까 , 그나마도 얼룩하나 남기지 않는 꼼꼼한 실내 청소는 자신이 없고
새벽 거리의 청소부나, 사람들이 다 내린 후에 버스나 지하철을 뒷정리 하는 것 정도는
해 볼 수 있지 않을 까, 비교적 건강한 편이었고 꾸준하고 단순 한 일을 지루 해 하지는 않았었습니다.
2. 할 수 있다면 어느 때로 돌아 가고 싶은가?
어느 티브이 토크 프로그램에서 출연자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같이 보던 남편에게 물어 보니 당연히 국민 학교 때였다 합니다. 어려운 시절의 농촌에서 자랐는데,
몇 장 없는 흑백 사진 속에서 언제나 환하게 웃는 티없어 보이는 아이 의 모습입니다.
나는...
온 세월을 마침표를 찍고 살아 왔던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 가고 싶은 시절이 .. 꼽아지지 않습니다.
아니면. 그 모든 세월을 지금 껏 다 가슴에 안고 살고 있는 것일까..
3. 환승 할 수 있는 정류장이 여러 군데인데 꼭 고집해서 내리는 곳이 있습니다.
중고 서적을 파는 가게인데, 유리 진열장을 오랫동안 바꾸지 않은 것인지,
색이 바랜 책 표지를 늘어 놓은 디스 플레이를 , 한참 보다가 지나갑니다. 늘.
보르헤스 들뤠즈 한나 아렌트 베케트... 언젠가는 영영 기억에서 사라져 버릴 이름. 이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