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합격이 지상 목표 였던 나의 여고시절. 어머니는 건너방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길고 긴 독경을 하셨습니다.
흉측한 불나방이 날라 들어와 소스라쳤던 그 해 여름 밤의 불쾌함과, 예민함으로 어머니의 기도소리가 그리 달갑지는 않았습니다.
그 갈등은 겨울, 겨우 대입 시험에 합격하고, 처음으로 고향을 떠나는 이별 의식을 하던 몇 칠 간 화해 할 수 있었고,
대학 입학 선물로 ( 어머니는 국어 선생님 답게 나의 입학 선물은 항상 책이었습니다. 중학교 때 펄벅의 대지/ 고등학교때 색커리의 허영의 시장) 현암사 판 일본사람의 책을 번역한 석가의 일생은 나의 이삿짐 속에 들어 있었습니다.
사춘기를 그리 보냈다 해도 저는 철저히 어머니의 숭배자 였으므로, 첫 동아리 활동은 불교 연구 반에서 시작 했습니다.
' 나는 이제 어떤 책도 흥미를 잃었다' 하시며 어머니와의 대화는 항상 불교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지금의 템플 스테이 같은 수련회나 방학이며 전국의 사찰 순례 하는 일종의 의식 을 어머니, 아버지와 다니는 여행으로 불교는 의무 처럼, 기도와 마음 공부와 철학 의 토대가 되었지만, 그러나 체계적인 공부도 아니었고 다 자란 뒤에 신앙의 깊이는 의식 수준에 머물로 이도 저도 아닌 불교란 저에게 그런 하나의 삶의 한 분야 일뿐 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대단히 감성적인 분으로 젊어서 공부한 문학의 방식으로 불교를 대하셨고 초월 적인, 초 자연적 정토 미륵 밀교적인 반쯤 트랜스에 빠지기도 하셔서 , 흉내내기는 어려웠고, 그 후 살아 가는 일이 힘들때마다 신앙의 흉내를 해보았지만, 마음 달래기 조차 크게 도움 되지는 않았습니다.
올 초 부터 금강경을 사경 하고 있습니다.
산스크리스트 금강경 역해 : 익숙한 구마라쉽 역/ 현장 역/ 과 알파벳으로 음만 따온 산스 크리스뜨 원본 을 같이 비교해 놓은 것입니다. 구마라쉽의 경전 보다 이해하기가 좋습니다. 음을 읽어 보는 것으로 독송을 대신 한다고 생각합니다,
거의 일독/ 사경이 끝나가는데 지금 결심으로는 내 인지와 필사력이 다하는 날 까지 반복해서 해볼 생각입니다.
우선 사경 하는 그 시간이 참 좋습니다.
내용에서도 아마 저에게 제일 맞는 경전 같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만년의 설함으로, 지극히 이성적이고
자애스러운 , 중생에 도움이 되도록 신중하고 반복하여 비유를 들며 애쓰며 전달하는게 느껴집니다.
실제적인 가르침입니다. 유교와 같이 삶의 도식, 방법론, 철학과 더불어 깊은 위안을 줍니다.
소심하고 내향적이어서 누구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공간으로 들어 가지 못하고 골방에서 혼자 노는 제 생각이 그럽습니다.
오백배 천배 하면서 극기 해 보려고 했던 젊었을 때보다 평온함을 느낍니다. 때로는 부처님의 자비의 원력, 가피加被 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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