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화 된 환자들이 많은 비율인 정신병원에서,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 하고 치료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성격으로 인한 대인관계, 사회로의 복귀, 재활을 위해 갈등을 다뤄야 하는 개인 면담은 , 한계가 많습니다.
저는 집단 모임을 좋아합니다.
인턴 때 첫번째 턴으로 정신과부터 시작 했는데, 어느 비오는 날 오후 좀 어두운 병실의 로비에서
( 종합병원의 정신 병동이라 환자수가 많지는 않았던) 전부 모여 집단 치료를 하는데, 처음에 몇몇 조증 환자들이 띄운 분위기에 휩쓸려, 점점 고조되어 왁자지껄 해지는데 휠체어에 앉아 있던 납굴증( catatonia-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몸이 굳어 버린 증상) 환자가 슬며시 미소를 짓는 반응을 보여주는, 충격에 가까운 감동의 순간이었습니다.
그 집단 치료를 주재 하셨던 선생님이 후에 유명한 분석가가 되셨는데, 환자의 인권이나 약부작용 등 당돌한 질문에 대해, 정신과를 지원 해 보는게 어떠냐고, 너그러이 웃으며 권해 주셨고, 아무튼 그런 연유들이 모여 평생 나의 정체성이 되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토론을 좋아 하지 않는 우리 문화가 환자들의 모임에도 당연해서 대화를 끌어 내기가 힘듭니다.
' 선생님'의 말씀을 수동적으로 경청하는 것만 익숙합니다.
지능이 떨어지고 인지가 감퇴되었거나, 자폐적이고 지리멸렬한 분열증 환자 라도,
그러나 자기를 드러내고 표현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이완 시키고 말문을 트이게 유도 하려면 . 어색한 침묵에 개의치 않고 치료자 자신이 즐거워야합니다.
일종의 사이코 드라마 처럼, 감정을 투사 할 수 있는, 삐에로 역활을 해야 할 때도 있으며, 적절한 보조 역활의 고정 멤버 몇을 훈련시켜 놓으면 세션은 수월 해집니다.
책을 가지고 하는 방법도 해보니 괜찮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익숙치 않으면,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 하는 것도 적당한 감정의 투사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자유가 치료다 라는 바살리아의 정신보건 혁명에 대해 토론했는데, 사회로 부터 퇴출 하는 시스템과 자신의 의지에 대해 다르게 바라 보는 발언도 합니다, 신기하게도. 당장에 실현 가능성이 없다 해도 , 요즘 젊은 의사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줬습니다. 그래 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김건종 선생님의 정신건강 에세이 책을 가지고, 광대 노릇 합니다.
퀴즈를 냅니다.. 마음의 여섯가지 얼굴은 어떤 것 들일까요?,
외부의 행동이나 사회적 규칙, 벌 , 고통에서 '마음'이라는 요소를 분리 해낼 때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마음은 오로지 나라는 것, 대상으로부터 내가 반응하는 현상이라는 것을 신기 하게도 이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 처럼 신이 나서, 저요, 저요, 하며 답 맞추기를 합니다. 쳐지는 열등생이 물론 있지만,
조심 스럽게,, ' 미친거요.. 라고 대답해서 아 맞아요, 광기.. 하면서 호들갑 하고 젤 큰 상을 줍니다
( 그래봐야 빼빼로 한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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