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만 따와 한문을 멋대로 작명하는 김에 , 이왕 멋진 이름을 고르다 보니, 멀리 떨어져 있는 섬(遠島)이라는 의미가 좋네요..
그는 여전히 crouching pose를 하고 현관에 나와 있습니다.
얼마전에 , 바람이 점점 더 차가워지는데, 엷은, 여름잠바를 입고 오돌오돌 떨고 있습니다.
다른 질환은 없는 것 같은데, 나이에 비해 왜소하고, 워낙 웅크린 자세라 더 추워 보입니다.
"왜 겨울 옷 없어요? "
"없어요, 옷 좀 주세요.". 투정하 듯 말 합니다.
-옆에 있던 다른 분이 거듭니다.
전부 다른 사람 줘 버려서 그래요"
몇칠 뒤, 혹시나 다시 입을 까 보관 해둔, 아끼던 옷 몇 벌 뒤져 들고 왔습니다.
지나는 그를 불러 건네주니, 활짝 웃으며 좋아 합니다.
그런데, 몇칠이 지나도, 얇은 옷 차림 그대로입니다.
여전히, 쭈그리고 앉아서, 비오는 현관 밖에 뭉치를 마주 보면서,
"개들도 좋아 하는 사람이 있나봐요, 처음 보는데도 반가워 하고, 오래 보아도 그냥 못 본 체 해요."
어릴 적부터 혼자 돌아 다니면서, 얼마나 여러번 , 탐색 했을까,
저이는 나에게 좋은 사람인가, 아닌가,,
왜 갖다 준 옷을 안 입었느냐고 굳이 물을 필요는 없을겁니다.
그냥 유리창 너머 비에 젖어, 간절한 눈빛을 보내는 뭉치를 나란히 쭈그리고 앉아 마주 봅니다. ..
"
뭉치 엄청 발랄합니다. 비에 젖어 초라해 보이는 지금도 전혀 우울 하지 않습니다. 나와 놀아 주든 말 든, 자신의 소망만을 전하고있습니다.
어제 사진입니다. 동 터오는 새벽 터미널/ 살 얼음이 언 강 / 달과 기러기. 찬서리, 고단 한 날개,손 을 흔드는 갈대... 동요의 가사와 똑 같습니다.
두꺼비 처럼 만드느라고 나름 애를 썼습니다만, 원작자가 좋아 해줄지,,, 걱정이 되어 아직 검사 맞기 전입니다.
조금 더 손을 보고, 호롱불 놓는 자리에 다이소에서 산 작은 양초( 흰구름은 첨색) 를 어머니 쓰시던 작은 촛대에 끼워서 올려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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