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왼쪽은 솟대입니다. 왜 위가 구부러졌냐하면... 난 화분 받침대 로 쓰던 철사라 그렇습니다.
그 옆은 창호지 바른 문입니다 - 무슨 기계에서 분리된 부속 품인 듯 합니다.
마당에 우물하나 놓고 싶었습니다.
가장 자리가 너덜거리는 어둡고, 탁한 푸른 빛 도는 조형 조각이 있기에 쓰려 했더니, 지영이가 작업 하려고 만들어 놓은 거랍니다. 어쩐지 색조가 범상치 않더라니..
대신 구겨진 파란 얼룩이 묻은 트레싱 종이 조각은 써도 된다고 합니다... 이것도 황감합니다.
물통 바닥에 말라 버린 파란 페이트 흔적을 긁어서 나머지 원을 채워 봅니다.
나무 같아 보이겠지만, 깊고 푸른 우물입니다.
보라색 하늘은 소정이 쓰고 남은 가죽 옷감 짜투리입니다.
회색의 나무들, 정사각형의 窓은 보윤이 습작을 오려 늘어 놓았습니다. 오랜 세월 퇴적한 지층의 밑으로 황금 빛이 새어나옵니다.
부드러운 분홍의 태양과 그로부터 날아 온 듯 한 새들은 준우가 손 떠내고 남은 실리콘 조각입니다.
하얀 초생달은 유토이고, 눈은 석고물을 방울 방울 떨구었습니다.
바람도 빛도 막아 서는 것 없어 다 통합니다.
새는 자유로이 훨훨 날고 눈은 펑펑 쏟아집니다.
비워져 버린 공간입니다.
비인 마음입니다.
'숲(artsoop)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스타그램 현상에 대한 구세대의 小考 (0) | 2019.12.24 |
---|---|
류승환 선생님의 전시 2019 (0) | 2019.12.19 |
가을, 숲에서 (0) | 2019.10.14 |
라이온 킹과 알라딘 (0) | 2019.09.04 |
당신 만의 방 - 전시 관람 후기 (0) | 2019.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