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artsoop)이야기

인스타그램 현상에 대한 구세대의 小考

torana3 2019. 12. 24. 09:43

시작은 이렇습니다.

류선생님의 전시가 열리는 밤부 타워는 폭은 좁은데, 근처의 다른 건물 보다 월등히 높아,

맨 상층에 전망이 좋은 카페가 있습니다.

그곳이 SNS (인스타그램)에 포스팅 하려는 신세대들의 성지랍니다. 꽤 긴시간의 웨이팅도 기꺼이 감수 한답니다.

(이런 종류의 용어들을 사용할 때는 그 의미가 맞는지 좀 걱정이 되는 확실히 구세대입니다)

저도 그 플로어에 올라 가 본일이 있는데,

맑은 전면 유리창 으로 프레임에 갖혀 있는 그 풍경이 그리 감흥 하기 어려웠습니다.  


아이들과 늘 대화 하며, 시대의 조류에 그리 뒤지지 않는 김선생님도 간혹 ,

 단순하고 즉흥적이며  무분별한 보여주기의 남발에 대해 ,정말 이해 안되, 하며 비명을 지르십니다.

그러니 나는...

페이스북을 하고는 있지만, 다양한 기능은 하나도 쓰지 못하고,

말끔하고 세련된 첨단기능의 그 공간에서, 우물 쭈물 아날로그 방식으로 놀고 있습니다.


왜 인간은 표현하고 드러내는  일에 희열을 느끼게끔 구조화 되어 있는 것인가.

권력을 가지고자 하는 것 역시, 좁은 의미로는 방해 없이 자신을  주장하고 외부 세상을 조정하고 싶은,

결국 자기자신이 가장 소중한 존재로, 온 세계의 중심에 있어야 하는 지극히 유아적 소망의 실현, 이 아닌가.


무어든지, 대상에, 빈 캔버스, 벽, 공간에,  또는 영화와 이야기에 ,가상의 세상에 자신을 투영 시키는 것.

거울을 들여다 보면서, 온갖 치장과 표정을 바꾸고, 중얼거리며 대상과의 연극을 하는,

나르시스나, 스노우 화이트의 계모 , 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기가 투사한, 대상( 그 대상이 다른 온전한 타자임을 모르거나 무시한 채)을,

 다시 자기의 의도 대로( 무의식 적인) 조작하는 ( projective identification)의 비이성적인 일이 발생 할 수 도 있습니다.

 노파심이기를...


아, 나의 존재를 잃어 버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끊임 없이 자기를 내려 놓아 야 한다지만,

그러나 나의 그림자와 노는 일이 얼마나 재미난지, 쉬 포기 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그래도 적어도 예술이라 함은, 남의 시각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오랜 시간 각고의 명상과 노력 으로 천천히 떠오르는 , 공통의 깊은 의식으로 공감이 가능한

 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숲 아이들의 작품에서 감탄이 일어 나는 겁니다.

맨 마지막이 제 작품입니다. 아직 미완이고 무엇이 만들어 질지는 더 길게 생각해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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