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동물적 특성에서 벗어난, 즉 문명이라고 말 할 수 있는 맨 처음은 어떤 모습일 까
아니면, 가장 바람직하며 미래에 다시 돌아가야할 오래된 미래 는 ?
그런 거시적 담론이 아닌, 나 자신의 뿌리는 ?
움이 트고 발화하고 바람과 새와 나비와 장애로 수없이 변화하고 신생하는
그 많은 모습에 상관 없는 나의 근본, 뿌리는?
주말에 오빠의 농장에서 오랜만에 가족 들이 모였습니다.
지리산 자락에 , 터를 잡은 지 , 수십년 가족들의 시원始原의 장소를 제공 하십니다.
새로운 가족으로 인해 문화가 완전히 같을 수는 없겠지만,
나를 봅니다. 미쳐 몰랐던, 비슷한 인간의 유형을 그 들 속에서 발견 합니다.
거울이거나, 잔잔한 호수에 비추어 보는 것 처럼, 남과 다른 나, 나의 속성, 사고의, 판단의 방식,
희노애락을 일으키는 감성의 특질... 그 간에 이해 할 수 없었던 혼란이,,
그들안에서 온전하게 이해 되고 정리되며, 가을 볕에 춤추는 억새 풀, 잎 떨 군 고목, 슬그머니 다가와 부비적대는 늙은 고양이,
아스라한 지리산 능선에 내려 앉는 노을, 그 속으로 내가 붙들고 있던 껍데기 들은 작은 입자로 부숴지며, 연기 처럼, 흩어져 버립니다.
1971년이라고 누군가 사은 품으로 제공 했을 뻗뻗한 보자기에 싼 어머니의 유품이 나에게 전달 됩니다.
아마도 추억이 깃든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내가 어머니를 젤 많이 닮은 듯합니다.
어느때인가 어머니의 월급 봉투, 강의 계획서, 큰오빠의 분가, 첫 손주인 조카의 출생이 기록된 호적등본
( 아버지랑 같이 고향 마을 면사무소에 서류 떼러 가던 그 시골길이 현실의 일이 아닌 것 처럼 떠오릅니다) ,
형제들의 졸업장들, 서울까지 가서 표창을 받은 아버지가 들고 오셨을, 행사장의 좌석 배치도까지도,
어머니의 대학 때 성적 표 ( 1949년도) 국어 예술등은 A , 자연 과학이나 한문 같은 과목은 D.
결혼 하고 나서 다닌 학교 성적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닙니다.. 욕심많은 어머니가 부끄러워 하셨을 모습을 상상하며 좀 웃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신문 칼럼( 수필 난의 고정 집필진이셨습니다) 을 오려 붙여 놓은 스크랩북.
보존 , 복원의 책무가 저한 테 떨어진 셈입니다..
쓰신 글들은 타이핑 해서 정리 하고 언젠가, 내가 완전히 활동 할 수 없기 전에, ( 그때 쯤은 마당있는 집에서 살 기를 소망합니다)
더 이상은 누군가에 전달 하지 않고 다 태워 버릴 생각입니다.
호기심이 많은 송아지입니다. 콧잔등의 털이 비단 처럼 부드러워 보입니다. 초롱한 맑은 눈으로 한없이 바라봅니다.
소 먹이는 좋은 품종의 풀입니다.
떠돌이 고양이인데, 사람을 그리 좋아 해서 . 먹이를 내줘도 본체 만체, 나와서 놀아 주기만을 간청한답니다.
아버지. 삼십 중반이나 되셨을 까, 백년도 더 되었을 것 같은 낡은 책 갈피에서 찾아 냈습니다.
"땅과 손과 입 사이의 가장 단순한 최단거리의 길을 발견하라 '
-란자 델 바스토 Lanza Del Vasto 1901- 1981 이탈리아 철학자 시인 비폭력 생태 운동가
그 길 사이의 우회와 복잡함이 현대인을 불안하고 두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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