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흐르는 강물처럼

torana3 2019. 10. 30. 09:08

1. 강물이 항상 흐르지는 않습니다.

먼 바다에서 잡아 당기는 인력이 없는 날은 고요하게 머물러 있습니다.

바람이 실어와 떨군 아주 작은 돌멩이 하나가 일으킨  미세한 동심원이 간간히 퍼져 나갈 뿐입니다.


강물은 , 저 시원의 계곡 물처럼 맑고 투명 하지 않습니다.

요란한  물소리도, 급작스러운 폭포로 쏟아지는 다이나믹 도 일으키지 못합니다.

그저,  온갖 양분을 다 품은, 탁한 녹빛의 늪처럼, 아주 느리게  나아갑니다. , 

그위에다, 만물은 제 모습을 비추어 봅니다.

겨울 청둥오리가 공중을 선회하다가 강의 수면에 착지 할 때는

사뿐히 내려 앉는 게 아니라,   수상스키를 타는 것 처럼 경쾌하게 스칩니다.





2.  이름 들이 기억 속에서 사라 져 버렸습니다.

어디로 다 사라져 버리는 것인지  정말  생각이 안납니다.

구글이나 다른 포털에서 애를 써서 찾아 내기도 하고

대부분은 포기하고 다른 단어로 대신 하기는 하지만, 허전함이 남습니다.

그 단어 중에 하나가 - 얼마전에 기억을 헤집느라고 고통스럽기 까지 헀던- ,

 오늘 아침은 신기하게도  튀어 나옵니다.

 

산이내 입니다. 아침 안개가 높이 오르지 못하고 산 아래 에 머물러 있습니다.

  고향을 방문 했다가 잠든 애들을 새벽에 깨워 차에 태우고 돌아 오는 길에 산이 이불 덥고 있다고 스토리 텔링 해주던 기억이 함께 합니다.


3. 시멘트로 덮인 농로를 걸어 오는데  길 한가운데 지렁이 한마리가 꿈틀거립니다.

어스름 새벽에 거기까지 기어 나왔다가 돌연히 솟은 아침 햇살에 어찌 할 바를 모르는 듯 합니다.

잡목의 가지 하나 꺽어 슬쩍 들어 올려 이슬 젖은 길가 풀숲에 던져 놓습니다.


4. 오십보 백보


실용적인 중국인들이 좋아 할 만한 말입니다.

그런데 오십보와 백보에는 양심이라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오십보를 도망간 사람은 양심에 걸려서, 더 쉽게 무너집니다.

백보를 도망간 사람이 더 잘 살아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 한 번씩 멈추어서서,돌아보고, 소소한 선행을 행할때, 선함을 지향해 나갈 때

가슴에 솟는 충만한 기쁨으로 백보인생에 견줄바 아닙니다..


이상은 오십보  인생의 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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