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에 곡이 실리면, Vehicle 에 실리거나, 일종의 촉매제와 같이 정신에 더욱 깊숙히 흘러 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1. 올들어 제일 더웠던 어제, 그제 이틀 후 새벽에 잠깐 내린 비로 오늘 아침 하늘빛이 참 곱습니다.
한영애의 노래 조율의 가사가 연상 됩니다.
정말 그 옛날, 하늘 빛이 저러했을까,
사진으로는 어림 없습니다. 처음 만들어져 티하나 없이 맑은 순수한 , 색이 아니라 빛입니다.
알고 있지 / 꽃들은 따뜻한 오월이면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 /철새들은 가을 하늘 때가 되면 날아가야 한다는 것을
문제 무엇이 문제인가
가는 곳 모르면서 그저 달리고만 있었던 거야
지고지순했던 우리네 마음이 언제부터 진실을 외면해 왔었는지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주세요
정다웠던 시냇물이 검게 검게 바다로 가고
드높았던 파란 하늘 뿌옇게 뿌옇게 보이질 않으니
마지막 가꾸었던 우리의 사랑도 그렇게 끝이 나는건 아닌지
미움이 사랑으로 분노는 용서로 /고립은 위로로 충동이 인내로
모두 함께 손 잡는다면 서성대는 외로운 그림자들 /편안한 마음 서로 나눌 수 있을텐데
내가 믿고 있는 건 이 땅과 하늘과 어린 아이들
내일 그들이 열린 가슴으로 사랑의 의미를 실천할 수 있도록
처음의 마음은 어떠했던가, 너무나 오래전 일이라 기억 나지 않지만, 문득 하늘 빛을 본다면, 그 지고지순함.
2. 나의 시적인 정서는 Ezra Pound, - T.S. Eliot - W.B. Yeats 로 부터 시작합니다.
어머니가 사랑하셨던 시인들입니다.
엘리어트의 바람부는 밤의 광시곡( Rhapsody on an windy night)은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캣츠에 원용됩니다.
기억이라는 키워드를 제외하면 캐츠의 스토리에 맞게 개사된 가사는 엘리어트의 이미지즘과는 차이가 많습니다만,
올해 말에 개봉하는 영화의 트레일러에서 보여주는 장면들은
가로등이 깜박이고 달빛에 산란하는 기억의 파편들, 연상들, 시든 제라늄 화분, 계단위 문에 기대선 여자,
사로잡히는 밤의 환상을 묘사한 시인의 이미지와 유사합니다.
한 밤, 축축한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고양이의 스텝, , 달의 주문이 불러내는 기억들...
여러모로 올 겨울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