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를 그리는 일은 애초 뎃생 실력이 부족하고, 그나마 연습 좀 해보려고 해도 , 숲주인의 엄격한 Discipline은 결코 허용치 않아 포기합니다.
그의 제시하는 수업의 Motto 는 '노닥노닥 끼적끼적'입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깨끗한 화지나 캔버스도 필요 없고, 섬세한 선을 긋기 위한 비싼 붓
,물감을 색상별로 서로 닿지 않도록 구획해서 짜 놓은 파레트도 필요없고
계속 물을 갈아 가며 탁한 색이 안나오도록 조심 할 일도, 없습니다.
화실은 숲 속 만큼 각양각색의 재료 들이 쌓여 있습니다. 아무 준비 없이 그냥 시작 하면 됩니다.
'이것도 써보세요,'
마른 솔 잎 같기도 한데 색이 하얗습니다. 탈색이 되어 버린건가.
아무튼 , 펼치고 본드로 이겨 붙이고, 먹을 붓으로 나중에는 손에 묻혀 정성껏 눌러줍니다.
도무지 뭔지 모르겠다고 두런두런 거리는 중에,
다시 나타난 숲 주인. '노루 털이에요...' 아무렇지도 않게 툭 던집니다.
모두 , 도시의 삶을 살아 내느라고 조금 씩은 알러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읔, 가려워 너무 해요, 심하다. 화들 짝 물러 섭니다. 노루의 사체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 그게 아니라, 숲 속에서 털갈이 한게 빠져 있어서 주워 왔어요...'
겨울 오기 전의 빛이 좋은 날, 숲의 어느 아늑한 공간에서, 한가히 볕 쬐던 노루 한 마리가,
문득 , 움찔, 몸서리 치는데 엉성히 붙어 있던 털이 한웅큼 떨어져, 그러고도 몇칠을 바람쏘이고 빛에 말려져서,
그러다가, 숲을 거닐던 사색자의 눈에 들었나 봅니다.
' 누가 노루 털을 가지고 그림을 다 그려보겠어요' 통쾌 한 듯 낄낄거리십니다.
숲의 아이들이 노닥노닥 끼적끼적 그린 그림 들입니다. 굉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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