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休暇記 1- 사랑에 대하여

torana3 2019. 4. 30. 08:13

휴가로 여행을 떠나기전 ( 대개는 짧은 일정이지만)첫  하루는 오롯이 나의 시간으로 할애하는 것이

최근 몇 년동안 스스로에게 주는 작은 선물입니다.

소소한 쇼핑, 서점 들리기...는 체력이 허락 하지 않아 생략하고, 영화 한편 보고 화실에서 작업 하는 것으로, 행복합니다.


영화 러브리스.(Loveless 2017, 러시아)

보기전에 몇가지 리뷰를 살펴 보았는데, 오랜 사회주의 체제와 메마르고 얼어 붙은 러시아적 감성을 염두하며 감상 하면

많은 복선과 배경의 의미를 알겠지만, 저는 악의 본질, 사랑의 근원이라는 보편성의 관점을 택합니다.

해설에서  Loveless 라기보다는 Dislike/ Hostility에 가깝다고  하는데,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려면, 사랑이 없는 것이 어떤건지 대비 해 보면 확실 할 듯 합니다.


두 젊은 부부와 막 사춘기에 들어서는 아들 로 구성된 가족이 있습니다.

번듯한 직장이 있고, 어느정도 문화를 향유 할 수 있는 경제력도 되는 듯합니다.

가족이 찍은 다정한 사진도 액자에 들어 있고, 소년이 좋아 할만한 장난감이 많은, 큰 창으로는 공원이 보이는 아들의 방도

제법 부모의 역활을 다하는 지도 모르는, 외적 조건들이 보입니다.

그 안에서, 부부는 증오에 찬 저주와  비난 욕설를 퍼부으며 아귀다툼을 벌입니다.

상대의 존재를 아랑곳 하지 않는, 속옷 차림의 흉한 몰골로, 배설하고, 그저 허기를 모면할 음식을 찾아 먹습니다.


그러나 그 둘은, 자신들의 애인을 만날 경우에는 정성껏 치장하고 , 다정한 애무, 오랫동안의 정사 ( 감독은 베드신을 공들여서 롱테이크 샷으로 찍습니다)

사랑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증명을 하는 것 처럼...


그러는 중에 두사람은 아이의 존재를 철저히 잊어버립니다.

고독 반항 슬픔에 싸여있는 아이를, 자신들의 불행의 원인으로 생각하며 성가셔하며, 상대에게 떠맡기려 합니다.

아이의 실종 사실을 안 이후에도, 마치 다른 사무적인 일처럼, 곤란할 뿐,

기대 할 수 있는 사랑을 상실하는 징후들, 엄창난 두려움, 비통함, 후회 함이 안보입니다.

마침내 발견한 아이의 처참한 몰골의 주검.

 이후 두 부부는, 지루하고 스산한, 영혼이 상실된 마치 좀비와도 같은 표정으로 무심하게 살아갑니다.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살아가는데 동반되는 느낌들 중. 열렬함 집착 쾌락 의 많은 부분은, 자기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는 일입니다.

타인을 배려하고 그리워 하며 그에 대한 관심을 갖고 기꺼이 그를 위해 나의 쾌감과 편함을 유보 하는 일이

 거추장 스러운 걸까

사랑이 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을까,

고린도 전서에서 전하는 사랑의 위대하고 무거움을 애써 외면하고

집착이라며 과잉된 사랑의 폐해를 강조하고 분리 독립이 쿨 한 것으로 여겨지는 현대에, 사랑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사랑은 .

그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힘들거나 괴로운 것은 아닌지,

사소한 고통도 공유 할 수 있는 것,

그가 아프기 보다는 차라리 내가 아픈 것이 더 견딜 수 있는.

그의 거부도 이해하고, 허용하며, 기꺼이 그를 위해 물러 서 기다리는 것... 등등.


물론 세상의 일이 사랑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살아가는데 매 순간 사랑이 작용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맨처음에, 그리고 마지막에는 사랑을 떠올려야 합니다.

 


  

화실 테이블에 놓여 있는 미술잡지에서 눈에 띄는 대로 골라 보고 그렸습니다. ( 작가의 이름도 설명도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새장(Cage)  속에 들어 있는 두 인물은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도 등장하는 데 포토의 콜라쥬로 볼 때 동성애적 관계로 보여집니다.

새장은 없애고 대신 창문을 그려 넣었습니다. 담쟁이 덩쿨 같은 식물로 두 인물이 연결 되는데, 관계를 의미 하는 듯 합니다.

현대에는 사랑이라는 말 보다는 관계를 더 현실적인 용어로 선택합니다. 조금씩 사랑의 감정을 배제 해 가면서 ...



https://youtu.be/6h5GuecUU-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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