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그린북/ 가버나움/더 와이프

torana3 2019. 4. 4. 09:43



영화가 보는 즐거움 쾌락이나 공포 등 자극적인 환타지.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간접체험 외에도 가장 큰 매력은

자신의 감정을 투사, 감정이입, 카타르시스를 경험을 제공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있을 법한 이야기들, 보편적인 정서이면서도 잔잔한 여운을 남길 수 있는 영화들은

신기한 영상기술이나 첨단 과학적인 장식이 없더라도 , 여전히 반갑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어렸을 때 본 영화 와는 인간을 그리는 방식이 많이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선과 악/ 정의와 불의/ 흑백/ 적군과 아군  등의 이분 법이 모호 합니다.

주인공들에게 촛점이 맞추어져, 그의 행위에 정당성을 주고, 남은 사람은 그저 세워 놓은 대역 들 과 같았던,

마치 생명도 없는 것 처럼 그들의 고통이나 변명은 설명 할 필요도 기회도 주지 않습니다.

 감독이 의도 하는 대로 ,  관객은 히어로의 편에 서서 응원하고 그의 성공과 고난 극복에 찬사를 보냅니다.

내 안의 다른 면은 억압 되고, 이상적인 인간을 닮기 위해 노력 합니다.

영웅처럼 참고 인내하며 오로지 정의와 선함으로 인격을 연마 하면 해피엔딩을 맞게 되리라는 환상을 가지고,

한숨을 토하며 밝은 현실로 돌아오게 하던 어린시절의 고전 적인 영화와는 다른.


최근에 본 영화 세편 그린 북/ 가버나움/ 더 와이프.


원초적인 감정으로 생각없이 살아 가는 이태리언 건달 토니와 부자연 스러울 정도로 감정을 억압 교양으로 무장된 천재 음악가 돈 셜리.

두 인간 사이에 스포트 라이트는 공평하게 비춥니다. 그들이 가지는 생의 지난함들, 걱정, 외로움, 드러나기가 두려운 비밀, 들과

그들이 가지는 또다른 긍정적인 면들이  마치 얇은 막 사이를 적절히 오고가다가 평형을 이루면서, 

 외적 조건을 넘는 영혼의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됩니다.


내전으로 황페화 된 중동의 어느 도시에서 단지 그날 하루 얻을 수 있는 먹을것 을 위해 모든 희망을 다 던져 버리는

한 가족의 소년의 자의식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렇게 자식을 내 던질 수 밖에 없었던 부모는  자신들을 돌아 보고

절규 합니다만, 그것은 후회라기 보다는 그들이 처한 환경, 그렇게 사는 것인줄 알았다는 무지함 에도 감독의 카메라는 비추어줍니다.



더 와이프.

대작(代作)으로 명성을 얻는 남편의 파렴치함?/ 남편을 위해 재능을 숨기고 헌신한 아내의 희생?

광고의 카피문구로는 여전히 이분법적 논리로 과격하게 관객의 관심을 끌고자 합니다만,

 물론 여성들의 입장으로는 분개할 일이지만  , 단지 페미니즘의 이념적인 관점으로만 볼 일은 아닙니다.

영화는 두사람, 그리고 그들 주변인들의 심정을 마치 조망하듯, 두루 비춰주며  바라보게 합니다.

외곬이며 경직되고, 뛰어난 필력을 지닌 여인은, 자신과는 다른성향의  자유분방하며 난봉꾼인 남편을 모델로 글을 씁니다.

노벨상의 수상 스피치에서 남편은 아내가 자신의 뮤즈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 남편이 아내의 뮤즈였습니다.

이들의 관계가 파탄이 난것은 아내가 명성을 빼앗긴것에 대한 분노가 아닙니다. ( 르뽀작가에게 경고하는 엔딩신에서 분명합니다)

주변인들의 의혹( 아들을 포함한) 이 점차 옭죄어 오고 , 가장 결정적인 것은 남편의 여성편력, 리비도에 대한 질투심입니다. 

( 제 개인의 견해입니다. )


누구의 어떤 삶도 다른 누구보다 더 우수하며 올바른 것이라고 단언 할 수 없습니다.

 선택이 있었고, 그 선택에 따라 만들어진 결과의 삶을 살아 가고 있는 것 뿐입니다.

 누군가를 힐난하고 미워 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과도한 기대, 이상화도 환상입니다.


저는... 더 와이프의 첫장면에 나오는 코네티켓 해변가의 집, 문학과 지성의 대화들, 유머 , 책, 북유럽의 겨울 도시

이런 낭만적인 장면들로, 웬지 그리움, 설레임, 추억... 영화의 스토리 보다도 더 마음을 붙들었습니다.




20여년이나 되었네요, 코네티컷의 작은 마을에서, 아름다운 사계절을 보냈던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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