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 혁명으로 인간의 정신은 어떻게 변화 되어졌는가,
일요일 김우창 교수의 기고글과 숲 화실에 오는 요즘 아이들을 보면서,
조금 혼란하지만 느낌을 적어봅니다.
지금 까지 인류의 역사 에서 인간은 테두리를 만들어 가면서 외계를 인식 했습니다.
나, 개인, 너, 집단, 국가, 세계등, 아우트라인을 만들고 그안에 특징을 넣어 해석하고 분류합니다.
SF 영화 ( 스타워즈나 제 5원소와 같은) 의 배경이라하더라도 인지 가능한 개체가 (테두리가 있는)
과학 기술 문명의 가상 세계( 상상하기도 어려운 것이기는 하지만 역시 테두리를 칠 수 있는) 에 들어 가는 형태입니다.
그러나 지금 밀려오는 새로운 인식의 혁명은 좀 다른 듯합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중, 블랙 미러의 한 에피소드에서 (왈도의 전성시대)
디지털 에니메이션의 파란색 곰 캐릭터 (왈도) 의 음성 배우인 무명의 코미디언 제이미는
그의 소극적인 성격에도 불구하고 왈도의 더빙 시에는 거친 대사와 저속한 말들을 쏟아 냅니다
시사 토크쇼에서 히트를 친 후에 폭팔적인 인기를 얻어 방송국의 제작자들은, 왈도를 선거에 내보내는 기획을 합니다.
제이미는 점점 더 일이 커지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만 여전히 모니터 뒤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억압된 폭력성 들을 터뜨립니다.
결국 제이미는 왈도를 다른 사람에게 내어 주고 자신은 빈털털이 아무것도 아닌 부랑자로 전락하며
한때 자신의 분신이었던 모니터 속의 왈도를 향해 욕을 하며 쓰레기통을 던집니다.
왈도는 아무에게도 종속 되어지지 않고 가상의 세계에서 변화하고 확장 되어지는 이미지입니다. .
디지탈 매체를 통해서 존재하는 인격들은 꼭 하나의 지속성을 지닌 개체 일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집단적인 정서가 만들어지고 때로는 군중의 힘으로 분출 되기도 하지만,
중심이 되는 테두리를 지닌 구심점이 없으므로 이슈는 분산되고 확장 되어집니다.
소셜미디어 안에서 타자와의 관계는 그 빈번한 소통으로 인해 하나가 되어 지는 것 같지만,
이념이나 동맹 유대가 아니기 때문에 나의 삶은 타인의 이익이나 집단의 이익에 매몰 되어 버리게 됩니다.
즉, 소셜 미디어의 나는 타자의 가면을 쓰고 행동하며 나의 가면은 타자의 얼굴이 되어 질 수 있습니다. ,
나는 디지털 매체에서, 어떤 영화를 선호하는, 어떤 물건을 구매하는, 어떤 음악을 고르고 무슨 일을 하는가 로
낱낱이 분리 되어 빅데이터에 종속 됩니다. 나를 더 많이 쪼갤 수록, 빅 브라더에게 자주 불리어 집니다.
( 조지오웰은 빅브라더를 오늘날과 같은 개념으로 상상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나는 나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테두리를 가지지 않습니다.
나는 수시로 화자가 되었다가 타자로 대응하다가 또는 전혀 무관한 관찰자로 물러 나기도 합니다.
젊은 날 그의 저서를 지침처럼 들고 다니며 탐독하던 , 노교수의 우려는 ,
" ... 그러나 이러한 진전의 궁극적인 목적과 한계의 문제는? 지속 확장하는 일이 참으로 인간의 인간다움에 도움이 될까,
이 테두리 안에서의 사회는 오로지 이익 추구에 따라 실행이 되며 개인의 삶도 그 테두리 안에 사로 잡히게 된다. ...
집단으로서의 공동선, 개인으로서의 자기완성, 이러한 이상을 포용하는 삶의 테두리가.. 인간 공동체에게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구축된 세계에서 익숙한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삶의 방식일겁니다.
우리들 어리둥절한 구식의 인간들 앞에서 밝게 웃는 아이들은, 인간의 모습을 한 외계인이 아니라,
바로 미래의 인류 모습입니다.
나의 과거의 역사로 부터 눈을 돌려 그 아이들에게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주말 내내 모호한 정신의 체계를 정리하느라 고심하는데, 촉발이 되었던 예린의 그림입니다.
어느 피씨주의자의 종생기라는 신예작가의 소설을 읽고 그린 그림이랍니다.
( 저는 아마 그책을 보지 않을 겁니다. 그 방향의 인식의 확장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의 창에 나타나는 무수한 고스트들, 통합된 한 개체일 필요 없는, 이슈에 따라 모여들고 해체하는, 다른 이슈를 따라가는,
팔로워 Follower 들의 팔로잉following 으로 존재 하는 정신세계...
그러나 우리세대의 우려를 단정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세계의 주인인 미래세대 들이 새로운 방식을 창조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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