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artsoop)이야기

류승환 선생님의 전시

torana3 2018. 10. 5. 09:04

 

 

류승환 선생님은 어떤 분인가,

......

 

정신치료를 시작 할 때 내담자에게( 자유 연상의 기법에 익숙 하지 않은 초기의 면담에서 주로)

떠오르는 것을 이야기 해보라고 합니다.

대부분, 아직 전이나 저항의 방어가  시작 하기 전이므로 (처음에는 기필코 자신의 문제를 해결 하겠다는 절박함으로 오기 때문에 솔직합니다.)

쉽게. 어느 장면을  냉큼, 플래쉬 백 합니다.( Flash Back)

아마, 그 인간을 규정하기에 가장 중요하며, 그를 바라보는 나의 감정의 본질을 볼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2007년 여름.

어쩐지 어수선 하면서, 녹색의 빛이 출렁거리는, 숲 화실의 도어를 열고 들어섰을 때,

아이들에 둘러 쌓여, 허시퍼피 강아지를 얼르고 있는, 조그만, 아저씨.

그가 이사할 때마다  짊어 지고 가는 작은 동산이 그의 곁에 있었습니다.

(어떤 장치인지 , 물이흐르고, 바람도 붑니다. 새 조롱이 매달려 있고 작은 동물들의 무덤도 있습니다)

 

그 후 십여년, 

수많은 대화가 (, 세상사나, 인간사 , 사랑, 연민, 求道, 예술魂에 관한)  있었으나

단 한 순간도 언짢은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니, 분명히 선생님의 힘이 었을겁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문을 열고 들어와, 결코 내침이 없는, 융숭한 환대도 없는 기이한 談話에 머물다 갑니다.

 

그가 결코, 온화한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지난 촛불 집회에는 열렬한 투사 였으며, 세상사의 부조리함에는 상기되어 분노하기도합니다.

그러나 그 대상은 집단일 뿐, 한 인간에 대해서는, 비난 하지 않습니다. 그저  웃을 뿐입니다.

게다가 그는, -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나- 극단적이고 파괴적인 청소 년기의 방황을 겪었답니다.

 

그의 정신안에 어떤 일들이 벌어 지고 있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단지 엄청나게 크다는 것, 흘러 넘치거나, 터져 나올 듯한 에너지가 있다는 것,

그의 어눌한 말투로는 , 논리정연하게 드러 내 놓을 수 없는,

 마치 잔잔해 보이는 도도히 흐르는 대하大河의 수면을 보는 것 처럼 ,

말로 표현 할 수 있는것/ 표현 할 수 없는 것을, 호흡 하듯 풀어 놓은 길고 긴 두루마리 그림으로 짐작 할 뿐입니다.

 

올 초에  작품의 아카이브를 만들어 보자는 제안 을 받았답니다.

그러나, 자신의 평생의 작품을 정리하는 그의 방식은, 다 태워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전시가 오픈 하기 전, 한달여, 그는 갤러리 안에서 종일, 늦도록

작품을 찢어, 온몸에 휘감고, 고깔을 만들어 뒤집어 쓰고 ,, 변태變態의 꿈을 꾸고 춤추며 지냈습니다.

작품의 다비茶毘에 쓸 썩은 나뭇 가지를 길에서 주워 왔습니다.

식음을 전폐하고 몰두 하느라 , 주변 사람들을 걱정 시키더니, 전시 오픈하는 날  실은 의도적인 금식중이 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장례의 준비를 다 마친, 다 벗어 버린 아이 처럼, 신이 나서 뛰어다닙니다.

 

 

그 처럼 인간을 좋아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 처럼 예술에 미쳐 있는 사람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다비식의 준비가 끝났습니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일들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합니다.  

관객을 자신의 세계안으로 이끌기 위한 , 전시의 방식을 고민 합니다.

 

 

 

 

 

 

 

 

 

 복제된, 자신을 바라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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