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웃는 아이 였습니다.
백일 무렵 수박 풍선을 앞에 놓고 찍은 통통한 ,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 첫 소풍 단체 사진에서 맨 앞줄 가운데,
또래보다 한뼘은 큰,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 제가 봐도 참 예쁘게 웃는 아이 사진입니다.
대부분의 제사진,열에 아홉은, 밝게 웃는 모습입니다.
그렇다고 마냥, 신나고 행복하기만 한 어린 시절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어른들의 갖가지 갈등으로, 무거운 집안 분위기, 때로는 고성이나 슬픈 통곡도 있었습니다.
저도, 어린아이다운 편집 사고로, 불안하고 조바심 치던 일도 많았습니다. 소심하고, 걱정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진 만 찍으면, 저절로 환하게, 웃습니다. 햇빛이 눈부셔 약간 찡그리면서도, 입가에는 미소를 만듭니다.
지금은, 웃는 근육이 중력으로 푹 쳐져서, 어쩌다 찍힌 사진이나, 거울 속의 내 모습이,
세파에 찌든 , 낙이없는, 감정없는 노파처럼 보여지니, 환하게 웃을 수 있었던 때가 언제 인지 싶습니다...
그렇지만, 오늘도 여전히 걷습니다. 아픈 관절 달래 가면서, 어깨는 구부정 해도 ...
운조가 걸어 간다/ 운조가 걸어 간다/
한 모랭이 지나 두 모랭이 지나 지평선 치마 펄럭이며/
사물들의 허파를 지나/
꿈꾸는 광장을 향하여/
구석들의 부드러운 가슴 흰 휴지 같이 쌓인
강은교, 비애와 매혹 중에서
군데 군데, 누군가 버린 (아마 지수씨 것으로 보이는) 낙서 그림을 오려 콜라쥬 했습니다.
가능하면 훼손 하지 않으려고 덧칠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아기 의상의 모델을 하고 있는 흑인 아기들의 사진입니다.
고등학교 교감을 하시던 아버지가 , 학교 소풍 가는데 저를 데려 갔습니다. 기억으로는 존재 하지 않는데,
아버지의 어깨에 매달려 있던 사진 속의 내가, 저 아기들 처럼, 퍼머로 곱슬거리는 부픈 머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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