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파멸*

임상에서 가장 많이 붙이는 진단이 우울증이며, 일반적으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용어가 되어버렸습니다.

Depression은 그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우울해, 우울증인가봐 하는 일시적  마음의 상태,

지속적인 슬픔, 불안, 의지가 약해지는 , 인격의 경향,

또는 정신이라는 일종의 소프트 웨어가 완전히 부숴져서, 느낌이 사라지고 정서적 활동, 행동이 불가능해지는 상태까지

뭉뚱그려 우울증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Depression. Nihilism , Melancholia, Annihilation 라는 terminology 에 해당하는 적합한 우리말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우울증에 해당하는 정신상태와 같은  민족적인 정서로는 , 恨 한, 화병 같은 것이 있습니다.

통곡하고 원망하고 절규 할 지라도, 혼자가 아닌 대상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들어주고 부축하며 비록 곁에 없을지라도 그리워 할 추억, 영혼,  신이 존재합니다.

절대 고독,허무, 절멸의 상태 와는 분명히 다른, 살아 움직이는 에너지가 존재합니다.

언어가 사회현상이나 인간정신의 행태, 방향을 유도하는 듯 합니다.

 그러한 방식으로 우울하고 , 절망하며, 비관합니다.

우울증은 암덩어리처럼, 확고한 모양을 갖추고 있는 절대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내 마음을 우울증이라는 병명에 적용하지 말고, 잘 들여다보고, 다르게 바라보고, 슬픔을 정직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뎃상이 부족해서 표현이 잘 안되었지만, 영화 annihilation 에서 주인공 나탈리 포트먼이 동료들을 다 잃고 허리가 푹 꺽어 지면서 절망하는 장면입니다.

파렛트 마른 물감 떠내기, 실, 먹물, 마른 본드 덩어리 로 콜라쥬 했습니다. 영화의 기괴한 디지털 아트를 흉내내 보았습니다.

알렉스 가랜드와 같은 천재 영화감독이 새로운 경향의 인간의 정신을 창조해나가고 있습니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탐탁치 않습니다.

제목은 오스트리아 작가 스테판 츠바이크의 소설제목 차용입니다. 프로이드를 원용하여 극단적인 인간의 심리를 묘사하였으며, 저도 수련시절  한때 심취 했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