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새알 산새알-박목월
물새는 물새라서 바닷가 바위틈에 알을 낳는다 보얗게 하얀 물새알
산새는 산새라서 잎수풀 둥지안에 알을 낳는다 알록달록 알록진 산새알
물새알은 간조롬하고 짭짤한 미역냄새, 바다냄새
산새알은 달콤하고 향긋한 풀꽃냄새, 이슬냄새
물새알은 물새알이라서 날개 죽지 하얀 물새가 된다.
산새알은 산새알이라서 머리꼭지에 빨간 댕기들인 산새가 된다.
기억에 남는 가장 오래된 시입니다. 어머니 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첫연만 이해가 되고 뒤는 좀 어려웠을 정도이니, 예닐곱 때의 일일겁니다.
마치 노래를 하는것처럼, 라임을 맞추어지는것이 기억하기에 좋았던 것 같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갖게된 詩想이 멀리는 목월 동시의 음률에 닿아 있을 것 같습니다.
拙詩 제 이름을 얻기까지는
우주안에서 제 이름을 얻기 까지는
바람이 바람이 수수밭 맴돌던 날
생각은 그자리에서 맴돌고, 맴돌고
몇 날이고 붙잡히여 떨쳐내지 못하던 날
달 쳐다보고 별 빛 받아 몸 데우고
햋빛에 쪼이고 바람에 말리고
우주안에서 제 이름을 얻기 까지는
바람이 지나간 흔적에서도
잡을 수 없던 느낌들이
만들어 지려고 애를 쓰는 것
바람이 바람이 바라던 것은
수수밭, 수수밭, 수줍은 꺼끄러움.
운보 김기창화백의 그림입니다.- 구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