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날이 맑아 , 너른 길이 멀리 까지, 반짝반짝 빛납니다.
송년의 밤이나, 이른 새벽의 해맞이에 사람들이 다 몰렸었는지, 도심은 텅텅 비어 있습니다.
절에 가느라고 마을 버스에 올라타, 자리 잡고 앉는데, 기사님.
" 인사가 늦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여전히 전방을 주시 하고 있으니, 개인 전화 하는 중이겠거니,, 하다가..
" 저, 한테 하셨어요?"
" 네" 다시 새해 인사를 건네십니다.
허겁지겁, 네.. 감사합니다. 기사님도...
2. 해마다 지리산 첫 일출이 배달됩니다.
" 아침해를 명랑하게 맞이하고
저녁해에 고개 숙이고
잠들게 하여준 지난해를 감사합니다.
세상이 나와 같다하여
기뻐 하거나
나와 다르다 하여
불평하지 않겠습니다.
등에 쟁기를 얹고
거친 숨으로 한걸음 한걸음
너른 들을 갈아 없는 농부와 소처럼 굳은 의지로 힘을 지키겠습니다."
지리산 밑에서 , 흙과 소만 바라보고 정직하게 살아오신 오빠의 기도입니다.
3. 또 한 반가운 메세지.
33년전, 수련 첫해에 만났던 환자분의 보호자인 남편이십니다.
남쪽 섬마을에, 어린 시절 부터 같이 자라, 결혼해서 애를 낳자마자 , 병에 걸린 아내를
주위의 모든 통념 무시하고 평생, 병바라지 하며 사셨습니다. 중년이 되면서 부터는 아예 직장 그만 두고,
손수 밥해먹이고, 온갖 시중을 들면서, 그렇게 늙어 버리셨습니다.
" 들에서 꽃 꺽어 들고 깊이 생각에 잠겨 있는 그 모습이 ,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어요"
어린 주치의 앞에서, 꿈꾸는 듯, 표정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 두 분의 인생이 제가 자만하지 않고 항상 진료에 성실해야 하는 경계와 같았노라고 - 답 해 드렸습니다.
4. 절에서 인파에 섞이여 간절한 기도 올리고 나오는데,
이제 까지 처럼, 그 놓여 나지 못하는 욕심으로 번뇌해야 할 또 다른 시간 들로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 중생의 세계에 내가 존재하는 한, 나는 행복을 끊임없이 구합니다.
그 구하는 행위중에 바람직한 행위가 바로 기복입니다.
기복은 ' 이전에 내가 악행을 저질렀거나 잘못을 해서 남에게 고통을 준 것을 참회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실천하겠습니다.
부처님, 제가 원하는 것을 주십시오' 라고 말하는 일입니다.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불교 공부를 많이 하는 아들이, 에미의 고민을 듣고 책에서 본 귀절을 인용하여 위로 해줍니다.
5. 새해 아침,
맑고 고요하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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