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진료실 단상

torana3 2017. 8. 30. 08:47


어제는.

한 어머니가 지적장애 아들를 데리고 왔습니다.

몇 칠째 행동조절이 안되어 지칠대로 지친 상태에서 , 혹시 입원치료가 가능 한지를 묻습니다.

만성정신질환의 병원도 마찬가지이지만 요양병원도, 보호자 로서는 의학적 치료에 대한 기대보다는

보통의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며, 가족이 더이상 돌볼 수 없는 경우, 맡기러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판단을 못하더라도 본능적으로 자기가 처해 있는 상황을 압니다.

끝없이 테이블 위로 오르 내리며 , 괴성을 지르고 땀이 비오듯 합니다.

낯선사람에 대한 경계로 분노와 위협일 수도 있으며, 동시에  두려워 하며, 

악수와 허그를 요구하고 타협하려고 합니다.


어머니는 있는 힘을 다해서 그간에 있었던 일을 시시콜콜,

한가지라도 놓치면, 의사가 잘못 판단 할 까봐, 맹렬하게 설명합니다.

얼마전에 약을 중단하고  종교와 따뜻한 보살핌으로 기적처럼 좋아 졌었다고 강조합니다.


참 난감한 일입니다.

그녀는  헬렌켈러나 그밖의 수 많은 헌신과 기적의 드라마를 기억하며,기대 할 것입니다.

 분석하자면, 어머니의  아이에 대한 고단함과 이제 놓아버리고 싶은 본심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그 당연한 인간적 욕구를 , 20년동안 온갖 정성을 들이고, 때때로 아이와 느꼈던 일종의 행복한  교감을 포기하려는 죄책감이라고.

어머니에게 직면 시킬 수도 있고, 냉정하게 조언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다일까, 아무리 전문가라 해고 단시간 만난 후에  그런 처방을 알아 듣고 태도가 변할 수 있을까,



이 어머니와 아이를 안심시키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과 장소가 어디에 있을 것인가.

사회는 이미, 불규칙, 무용지물, 쓸모없는 일을 가려내는데 점점 더 정교하고 효용과 가치를 계산합니다.

아이들이 소리지르고 뛰어 다니는 것 조차 허용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누구나 그런 어린 시절을 보냈고, 이내 늙어 버려지기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될 것이라는 것을 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분별심은 자신의 약함조차 부정 할 것이며, 약자에게 투사하고 증오하고, 사회는 더욱 그악 스러워지며

돌아오는 불안으로 구성원 누구도 행복하지 못하게 됩니다.


지금보다 더 기운 차고, 소명감이 투철 할 때 그런 어머니를 받아 들이고 아이를 보듬던 젊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 행위를 동감하고 응원해주던 사회적 분위기가 당연하던 시절이었습니다.



현재의 제도로는 요양병원에 입원 시킬 수가 없습니다.

여러군데 동료들에게 전화를 해서 설명하고,마땅한 곳을 물색해서, 어머니에게 입원을 권유합니다.

" 제가 알기로는 아이를 보살 필 노하우를 알고 들 있어요, 지금은 어머니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네요 '

크게 기대하지는 마시고, 아이와 연대가 맞으면 잘 지낼 수 있을거에요.."



제 마음이  황폐해진 때문에 저만 모르겠지요.

우리 사회 어딘가, 선인들이 살고 있는 샹그리라가 있겠지요...

 


여행중 찍은 사진들입니다. 경치가 좋아서가 아니라, 느낌이 있었던 장면 들입니다.


                                                                   철지난 해수 욕장과 덩케르크 분위기의 군함 조형물입니다.

휴계소에서. 멀리 보이는 작은 시골 학교


                 멀리서 보니 두 봉우리가 다정하게 기대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하늘이 유난히 아름 답습니다만, 사진으로는 ....


                                                                          왜 세상은 멀리 바라 볼 때만 그리도 아름다운 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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