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iatrist

스마트 인간

torana3 2017. 6. 8. 08:20

3년째 가뭄이랍니다.

장마를 겪은 것이 기억이 가물 거릴 정도입니다.

겨울에는 겨우 한차례나 눈때문에 지각 하는 정도로 , 마른 날씨가 계속입니다.

어제 오늘 가는 비가 지나가고, 공기가 조금 맑아 졌습니다.

" 우리가 농사지을 때에는 비가 많이 올거야"

설마 날씨 때문에 농부로 살아 보고 싶은 계획을 틀지는 않겠지만,

저는 또 아무 근거 없는 낙관론을 펼칩니다.


주말에 오빠에게서 스마트 농법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시행착오 없이도, 마치 공장을 운영하는 것처럼 바로 시작 할 수 있답니다.

관심이 가고 알아보기는 하겠지만 우선 컴퓨터로 접근 할 때는 긴장이 됩니다.

이미 다 만들어진 프로그램에 버튼 골라 넣는 법만 익히면 되겠지만,

익숙해지기전 까지는 아직도 머리부터 아파옵니다.

이제는 웬만한 신기술도 다 현실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수년내 지켜와 봤으니, 의심하지는 않습니다만,

신기하기는 합니다.


요즈음 병원에서 의무기록의 전산화 작업 중입니다. 대세인데 비해 늦은 시도지요. 

저는 전문의가 된 이후로 거의 만성 환자만 보아 왔기 때문에 지시사항이 비교적 단순하고 처방에 큰 변화가 없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정기 처방을 내는 날은 - 대개 담당한 환자수가 많아 - 시간이 걸리지만, 워드의 간호사들과 대화하면서, 차마시면서

관찰하고 판단하고  결론 내리고 계획을 세우는데 천천히 생각할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런데,지금은 혼자  block-click, copy- paste 만 반복하면 됩니다.

이런 상황이 서운 한지, 병동의 동료가, 이모티콘 포함한  사소한 잡담수준의 쪽지를 몇칠 전에 보냈는데, 발견 못해서 답장도 못했습니다.


결국은 사이버 세상에서 사는 일도 익숙해 질것입니다.

인공지능이 지시하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 어느날 아침 나무는 무럭무럭 자라고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있는 밭에 나가 있게 될겁니다.


언젠가 미래에는 고생도 마음 아픔도 실수하는 일도 뇌안에서는 잊혀진 기능이 아닐까 합니다.




AI가 할 수 없는 일은 창조 Creativeness입니다. 이 열매가 맺을 수 있는 기후 토양 파종과 수확의 시기는 계산 할 수 는 있지만

이 투명한 붉은 보리수 열매를  애초에 이 세상에 등장 시키는 일은 못할 거랍니다. 크리에이티브한 작업 과정을 즐기는 일도 모르겠지요. 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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