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 엔더슨의 영화를 보려면, 워밍업이 필요합니다.
마치 눈 부신 태양을 뚫고 광채나는 테두리에 갖힌 푸른 하늘을 발견 할 때와 같은.
어린시절에 자주 하던 놀이 입니다.
그리고 눈을 감고 , 어둠속에 둥둥 떠다니는 빛의 잔상을 머금습니다.
그의 영화 안에서는 불필요하며 엉뚱하고 바보스러운 행동을 야단 치는 어른 이 없습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어리숙하고 이기적이며, 눈꼽 만큼의 죄책감과 스쳐가는 연민이 있습니다.
허둥지둥 뛰어 다니고 찾고, 숨고, 잠깐 울고 , 서글픈 웃음을 웃습니다.
휴식이 없습니다. 진지한 생각 할 틈이 없습니다.
마치 뇌가 없는 것 처럼, 감각과 행동이 조건반사 처럼 이어집니다.
이 어른 고아들은 무엇을 찾으러 여행하는가.
어머니 입니다.
그들을 두고 떠난. 성장하는 동안 곁에 있어 주지 않았던 그 어머니가 계신 인도로 향합니다.
야생의 동물처럼, 매정하게 離乳한 어머니를 , 드디어 만나고 잠시 그들은 행복해집니다만, 다음 날 아침 다시 버림 받습니다.
그 야생의 새끼들 처럼, 새로운 상황을 곧 잊어버리고 모래 언덕을, 뛰어 올라 갔다가, 각자의 ( 요상한 기도의식을 마친 후)
신나게 미끌어져 내려 옵니다.
우리에게 신은 그런 존재인가...
굳이 해석하기로 하자면, 그 기차여행에 일어나는 사건들에 다 의미를 붙여 볼 수 도 있겠지만,
삼형제가 들고 다니던 가방을 다 던져 버리는 것 처럼, 붙들지 않아도 지장이 없습니다.
눈이 부시게 현란하고 매혹적인 원색의 장면들만, 스쳐 보아도 될 듯 합니다.
어린 시절에 햇빛속에 벌거 벗고 종일 뛰어 다니다가, 저녁 별 빛 아래 쓰려져 잠 드는 것 처럼.